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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서해선 ‘일산~대곡’ 개통 첫날 출근길… “오전 7시16분 열차 놓치면 50분 기다려야”

입력 | 2023-08-29 03:00:00

고양~강남 출퇴근길 15분 줄지만
배차 간격 너무 길어 불편
5개노선 환승 김포공항역 큰 혼잡



28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역에서 시민들이 서해선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고양=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시간당 한 대 다니는 열차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서해선 일산∼대곡 구간 개통 후 첫 평일인 28일 오전 7시 20분경 서해선 전동차 안에서 만난 경기 고양시민 강모 씨(54)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해선 연장으로 경기 고양시 일산 자택에서 서울 강남구 직장까지 걸리던 출근 시간이 1시간 15분에서 1시간으로 15분가량 단축되긴 했지만, 배차 간격이 지나치게 길어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산역에서 출발하는 평일 오전 7시대 서해선 열차는 7시 16분에 한 대뿐이다. 직전 열차는 53분 전인 오전 6시 23분이고, 다음 열차는 50분 후인 오전 8시 6분이다. 경의중앙선 기존 선로를 같이 쓰기 때문에 배차 간격이 50분에 달하는 것이다.

이날 서해선 출근길 열차는 첫날임에도 승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일산에서 서울 강서구 마곡나루역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김모 씨(50)는 “처음이라 타 보긴 했는데 배차 간격이 이렇게 길면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오전 7시 16분 일산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21분 만인 오전 7시 37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에 도착하자 승객 대부분이 다른 열차로 환승하기 위해 내렸다. 수백 명이 한꺼번에 에스컬레이터로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엘리베이터 앞에도 50여 명이 몰렸다.

△5호선 △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에 이어 지난달 서해선이 추가되며 국내 유일의 5개 노선 환승역이 된 김포공항역은 이날 서해선 연장까지 겹치며 말 그대로 북새통이었다. 9호선 승강장의 경우 문마다 30명 넘게 대기하느라 제대로 지나갈 수조차 없었다.

김포공항역에서 만난 박모 씨(32)는 “평소에도 사람이 많은데 지난달 서해선까지 추가된 후 승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서해선 연장까지 겹쳐 승객이 더 늘어날까 봐 걱정이다. 노선 추가와 연장도 상황을 봐 가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평일 출근시간대(오전 7∼9시) 김포공항역 9호선 이용객은 서해선이 추가되기 전에는 평균 1만4180명이었다. 하지만 추가된 후인 지난달 3∼20일의 경우 평균 1만6948명으로 20% 가까이 늘었다. 이달 들어 여름방학과 휴가철 등의 영향으로 승객이 다소 줄긴 했지만 학기가 시작되고 서해선 연장까지 겹치면서 다시 승객이 늘고 있다.

서울시는 서해선 연장에 따른 혼잡도 추이를 모니터링하면서 차량 추가 편성 등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서해선 연장 구간의 운행편이 많지 않아 김포공항역 이용객이 급격히 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출근시간대 9호선 운행 빈도를 기존보다 4회 늘렸고 내년 2월까지 열차 8편을 추가로 편성할 계획이며 필요하면 추가 대책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고양시 등은 서해선 배차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배차 간격 개선을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고양=공승배 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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