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의혹 관련 조사 놓고 신경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3.8.28.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다음 달 4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28일 통보했다. 이날 이 대표 측이 “9월 정기국회 중 본회의가 없는 셋째 주에 출석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방적인 통보’라며 일정을 앞당긴 것.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검찰 소환조사가 말 한마디면 자리 비워두고 기다리는 식당 예약쯤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수원지검은 이날 저녁 입장문을 통해 “지난 23일 일주일 여유를 두고 이 대표 측에 30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국회 비회기 중임에도 출석을 거부하고 9월 11∼15일 중 출석하겠다는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며 “이에 9월 4일 출석을 유선과 서면으로 재차 요구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앞서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검찰이 이야기한 30일은 이 대표가 일정상 안 된다”며 “9월로 넘어가서 11일 시작하는 주에 본회의 일정이 없으면 조사를 받겠다고 통보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구속영장 청구도, 검찰 조사도 제 맘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비회기 기간 구속영장만 날아오기를 기다리다가 수포로 돌아가자, 뻔히 보이는 얄팍한 꼼수로 검찰 조사를 미루며 개딸동원령을 내릴 시간을 벌고, 주도권을 잡아 보겠다는 심산에 불과하다”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