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동지께서 해군절에 즈음해 8월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하시고 영용한 인민해군의 전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라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날 방문에서 한 연설에서 “얼마 전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의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라며 한미일 정상을 맹비난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 실패 이후 첫 공개행보에서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칭하며 대적기조를 강화했다. ‘신냉전’ 국면에서 남한을 ‘적’으로 규정한 북한이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지우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 총비서가 지난 27일 인민군 해군사령부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방문은 북한의 해군절(28일)을 맞아 해군 장병을 격려하기 위해 이뤄졌다.
김 총비서는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약 열흘 만에 이 회의를 처음 언급하며 3국 정상을 맹비난했다. 김 총비서의 이번 연설은 지난 2월25일 북한 서포지구 새거리 착공식 이후 6개월 만으로, 그가 특정 군 창설 기념일에 연설을 한 것 역시 이례적이다.
한미일의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들’로 지칭한 것은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상황에서 양 진영의 대립을 더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눈에 띄는 것은 김 총비서의 ‘대한민국’ 언급이다. 북한은 통상 남한을 ‘남조선’으로 불러왔는데 최근 들어서야 대한민국이라는 정식 국호를 부르기 시작했고, 그 횟수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호명 방식은 지난달 김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와 강순남 국방상의 연설에서 나타났다. ‘미 공군 정찰기의 북한 상공 무단침범’ 주장과 한미를 비난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 당국을 비판하며 남한을 대한민국으로 부른 것이다.
‘민족’ 개념이 담긴 남조선 대신 정식 국호를 사용한 것을 두고 북한이 대남전략의 관점을 ‘국가 대 국가’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총비서는 김 부부장의 담화 이후인 지난달 13일에도 ‘남조선’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연설에선 대한민국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그만큼 한미일 3국 간 군사적 협력에 경계심과 적대감을 드러내며 남북관계에 명확히 선을 그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과 북중러는 최근 제각기 3각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일 정상이 만난 지난 정상회의에서 3국은 정상회의의 정례화, 3국 군사훈련의 정례화 등 대북 공조를 강화하는 합의를 했다.
북한 역시 지난달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하며 3각 밀착 외교를 진행했다. 때문에 현재의 신냉전 질서도 당분간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김 총비서는 지난 24일 2차 발사를 단행했으나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위성 발사가 실패한 직후 조선중앙통신으로 ‘실패’ 사실을 밝혔으나 이를 주민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