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로 키운 성공 노하우 이어간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UCK파트너스가 국내 1위 빙수 프랜차이즈 설빙을 인수한다. 밀크티 브랜드 공차를 인수한 뒤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키운 성공 노하우를 설빙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UCK파트너스는 25일 설빙 창업자 정용만 회장 일가로부터 설빙 지분 70%를 1050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설빙은 2013년 설립된 빙수 프랜차이즈로 전국에 약 600개의 점포를 두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5년간 연평균 1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매출액은 2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억 원에서 99억 원으로 41.76% 늘었다. 국내 사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인 것과 달리 해외사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해외 현지 업체들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UCK파트너스는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공차 인수 사례를 설빙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우선 신메뉴 개발 등을 통해 점포당 매출을 높인 뒤 중장기적으로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국내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2015년 일본에 1호 점포를 열면서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대만 공차 본사 지분 70%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어 한국·일본·대만 3개 법인을 통합해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17개국에 매장을 둔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키웠다. 인수 직전인 2013년 126개였던 매장 수는 2019년 1201개(글로벌 기준)로 6년 만에 약 10배로 늘었다. 이 기간 매출은 269억 원에서 2082억 원으로 급증했다. 2019년 미국계 사모펀드 티에이어소시에이츠(TA Associates)에 공차 지분 70%를 2800억 원에 넘겨 초기 투자금(약 500억 원) 대비 5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공차의 성공적인 매각 이후 UCK파트너스의 위상은 높아졌다. 공차 인수 당시 3000억 원 정도였던 펀드 규모는 최근 1조 원까지 늘었다. UCK파트너스는 올 3월 구강 스캐너업체 메디트를 2조4000억 원에 팔아 투자금(6000억 원) 대비 4배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달 국내 임플란트업체 오스템인플란트를 인수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