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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소리나는 상호금융 금전사고…“5년간 500억원” 절반이 새마을금고

입력 | 2023-08-29 13:32:00

새마을금고와 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금전 사고액은 500억원이 넘어섰고, 이 중 절반은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했다… 2023.7.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새마을금고와 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금전 사고액이 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절반이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상호금융권 전반적으로 내부통제를 정비하고 수시·교차점검 방식을 도입해 신뢰 회복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각 상호금융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횡령 등 금전 사고는 총 144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누적 사고 금액은 511억4300만원이고, 이 중 회수된 금액은 425억6900만원, 회수되지 못한 잔여금은 133억9200만원이다.

최근 건전성 우려가 제기된 새마을금고의 사고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 5년간 새마을금고의 사고 건수는 43건, 사고 액수는 255억4200만원으로 집계돼, 상호금융권 전체 금전 사고액의 절반가량에 해당했다.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횡령하거나 시재금 등 회삿돈을 빼돌린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횡령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강릉 한 새마을금고에서는 148억원 규모의 대형 횡령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새마을금고 외에는 농협(49건, 188억7800만원), 수협(14건, 33억7400억원), 신협(38건, 33억49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산림조합은 지난 5년간 금전 사고가 0건이었다고 보고했다.

업계에서는 상호금융권 횡령이 잦은 이유로 허술한 감독 체계와 후진적인 지배구조 등을 꼽는다. 각 상호금융중앙회가 일선 조합의 비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수백에서 수천개에 달하는 개별 조합을 제대로 들여다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감독 체계도 매우 복잡하다. 신협(금융위)을 제외한 상호금융권은 각각 행정안전부(새마을금고), 농림축산식품부(농협), 해양수산부(수협) 등 각 주무부처에서 포괄적으로 감독하고, 금융당국은 건전성 감독 권한만을 가진다.

이 중 새마을금고는 건전성 감독마저도 행안부와 금융당국이 협의해서 하게 돼 있다. 금융당국은 행안부의 요청이 있으면 검사를 지원할 수 있지만 단독 검사에 나설 순 없다.

여기에 지역 밀착형인 상호금융 특성상 임직원 이동이 잦지 않고 상호 감시가 느슨하다 보니 횡령이나 직장 내 갑질 등 각종 비위·비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윤창현 의원은 “고객들은 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 대해 동일한 신뢰를 기대하지만 사고 빈도는 상호금융이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며 “서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내부통제를 정비하고, 수시·교차점검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각 중앙회 차원의 상호금융 신뢰 회복 프로젝트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