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입시학원 대성학원이 다음 달 6일 시행되는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때 출제 경향과 난도 분석 자료를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대성학원은 11월 16일 수능 당일에도 관련 분석 자료를 내지 않을 예정이다. 대성학원이 입시 관련 자료를 내지 않는 건 1965년 개원 이래 처음이다. 정부가 ‘사교육 카르텔’의 주범으로 대형 입시학원들을 지목하고 세무조사까지 벌이는 상황에서 학원가가 몸을 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성학원 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9월 모의평가와 11월 수능 때 영역별 난도, 출제 경향 등을 분석한 보도자료를 내지 않고 인터뷰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사기업의 평가가 정부의 공정 수능 방침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모의평가나 수능 당일 학원 홈페이지에 영역별 등급컷 예상치는 예년처럼 공개하기로 했다.
사교육 업체 입장에서 이번 모의평가는 특히 출제 경향과 난도 분석이 조심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라고 6월 지시한 뒤 처음 치러지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만약 사교육 업체들이 “이번 시험에도 킬러 문항이 출제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면 교육 당국뿐만 아니라 정치권, 교육계에도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다른 학원들은 아직 대성학원 같은 결정을 내리진 않았다. 나머지 대형 학원들은 시험 당일 출제 경향과 난도 분석 자료를 내고 등급컷도 제공할 방침이다. 한 사교육 업체 관계자는 “교육부도 킬러 문항 개념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 만큼 킬러 문항 유무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답은 ‘킬러 문항 없이 잘 출제됐고 변별력도 있다’인데 언급 자체가 조심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