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롯데 등 기업 후원으로 활약 재난 상황 구호, 평상시엔 지역 봉사 “이재민 불편 덜어줄 특장차 필요”
올해 4월 강원 강릉 산불 당시 이재민을 돕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한 특장차량들. 왼쪽부터 방역구호차량, 세탁구호차량, 심신회복차량. 희망브리지 제공
지난해 동해안 산불에 이어 올해 7월 극한 호우까지 크고 작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현장을 누빈 차량들이 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가 현대자동차그룹, 삼성, 롯데의 후원으로 제작해 운용 중인 13대의 특장차량이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이다.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 구호단체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1조6000억 원의 성금을 누적 지원하고 6000만 점 이상의 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공익법인 평가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가 발표하는 공익법인 투명성, 재무안정성 평가에서 5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았다.
희망브리지는 5t과 7.5t 등 두 종류의 세탁 구호 차량 6대를 운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가 각각 4대, 2대를 후원했다. 이 차량들에는 20kg 용량의 대형 세탁기 3대와 23kg 용량의 건조기 3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하루 8시간 기준 200여 가구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다. 수해가 발생하면 흙탕물에 젖은 옷과 이불이 삭기 때문에 희망브리지 측은 재난 직후부터 신속하게 빨랫감을 수거해 세탁, 건조, 포장 과정을 거쳐 전달한다. 지난 3년간 각종 현장에서 세탁한 물량이 2만8095kg. 이 특장차량들은 평상시에는 경기 파주와 경남 함양에 있는 3만3000㎡(약 1만 평) 규모의 물류기지에 배치돼 지역 복지시설을 찾아가 세탁 봉사를 한다.
심신회복차량은 재난을 겪은 이들이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도록 돕는 차량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 롯데가 각 한 대씩 지원했다. 이용자는 리클라이너 기능이 있는 좌석에서 전면부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각종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안마기 두 대도 설치돼 있다. 최근 무더위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 때에는 무시동 에어컨 기능이 빛을 발했다. 포르투갈에서 온 한 잼버리 대원은 “차 안이 시원하다. 잘 쉬었고 고맙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정희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특장차량을 비롯해 재난 때마다 흔쾌히 후원해 주신 기업들에 감사하다”면서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차량 이외에도 샤워와 식사 등 이재민의 불편을 덜어드릴 기능의 차량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