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김충민 기자 kcm0514@donga.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나는 39세에 직장을 나왔다. 그리고 독립적으로 일해 오면서 단순히 돈 때문만이 아니라 하는 일이 보람차고 재미있어서 가능한 한 오래하고 싶다. 체력적으로 지칠 때는 있어도 계속 성장을 느끼는 중이다. 조직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코칭과 워크숍을 진행하는 일로 오랜 경험을 쌓아온 나는 작년부터 일주일에 3일만 일하고, 이틀은 또 다른 직업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바로 목공이다. 이제 나는 코치이자 퍼실리테이터, 그리고 나무를 만지는 목수로서 가급적 오래 일하고 싶다.
성공을 정의하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보기에 여섯 가지 요인이 있다. 그리고 각 요인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이 자기만의 성공을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첫째, 돈. 매달 들어오는 수입이 규칙적이고 더 높은 것을 추구하는가 아니면 상대적으로 수입이 조금 낮거나 불규칙하더라도 오랫동안 버는 것을 추구하는가. 대다수 직장인은 20대 중반쯤 일을 시작해서 50대 전후 퇴직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 직책을 높이는 것에 몰두하다 퇴직하는 순간 경제생활을 못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 자기만의 기술, 즉 직업을 만들어서 오랫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기도 한다.
둘째, 지위. 어떤 사람은 직장 내 높은 직책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자기만의 기술과 직업으로 전문성 인정 수준을 높이는 것에 집중한다.
셋째, 의미. 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의 의미를 중요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섯째, 브랜드. 자신이 속한 조직과 담당 제품 등의 브랜드가 자신의 브랜드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고, 직업인으로서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마지막은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요인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관계 혹은 놀이나 취미 등 자기만의 관심사다.
8월 초 미국 메인주 목공학교에서 만난 목수는 돈은 많지 않아도 매우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은퇴 나이를 넘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목공과 재즈 피아노로 돈을 벌고, 삶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직업적 독립을 통해 은퇴를 늦게 하는 삶(PIRL)은 또 다른 ‘파이어(PIRE)’족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일로 직업적 독립을 이루게 되면, 일하면서 지속적으로 재충전(Recharge Every time)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