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8.18/뉴스1
미국 백악관 고위 관리가 전통적으로 대북 억제에 주안점을 뒀던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이 이달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너머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과 중국의 세력 확장 등 역내 도전에 대한 3국의 인식도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우리가 지난 수년간 한 일은 주로 한반도에 관한 것이었다”며 “하지만 우리의 포부는 논의의 지리적 범위와 일반적인 틀을 확대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캠벨 조정관은 위협에 대한 인식도 그 어느 때보다 일치했다며 이번 정상회의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하는 도전, 북한의 도발, 중국과의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에 대한 열망과 중국발 도발 및 불확실성에 관한 우려에 대한 인식에서 세 나라가 상당히 일치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캠벨 조정관은 한미일 3국 협력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려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3국 협력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군사동맹에 비유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미일 협력이 ‘아시아판 나토’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근본적으로 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나토와 큰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담에 참석한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도 이번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통해 3국 간 안보 협력 수준이 한층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3국 정상이 역내 안보 도전에 대한 향후 협력에 대해 분명한 정치적 의지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조 대사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한 중국의 부정적 반응에 대해서는 “내가 보기에 중국의 반응은 실질적이기보다 수사에 가깝다”며 “개인적인 느낌으론 중국이 상당히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일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라고 비난한 데 대해선 강력한 경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할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조 대사는 한미일 정상회의의 경제적 의미도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의 31%를 차지한 만큼 세계 경제의 엔진인 데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선도국이라며 세 나라의 협력이 강화될수록 국제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미타 대사는 “이제 우리는 (한미·미일) 두 동맹 간 더욱 강력한 공조와 연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는 점점 더 심각해지는 안보 상황에 대한 억지력과 대응력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3국이 “다영역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해 북한 미사일 발사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협력의 지평이 넓어졌다고 북한에 대한 3국 노력이 희석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훨씬 더 강력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