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DB
“엄청난 근육통에다 39도가 넘는 열 때문에 온몸이 펄펄 끓었어요. 옆구리에 통증도 계속됐고 속까지 매스껍더라고요.”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를 피해 얼마 전 아이와 워터파크를 다녀온 A씨는 최근 그야말로 죽다 살아났다. 39도가 넘는 고열에 허리 통증, 구토 증상까지. 원인 모를 고통이 온몸을 지배했다. 처음엔 ‘너무 신나게 놀다 온 탓인가’ 싶었지만 옆구리 통증이 심상치 않아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내린 진단은 급성 신우신염. 신장이 세균에 감염된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사람이 바글바글했던 워터파크를 떠올렸다. A씨의 말을 들은 의사의 생각도 같았다. 의사는 수영장이나 대중 목욕탕 등에서 세균에 감염돼 방광염이나 신우신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보통 급성 신우신염은 방광염에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요로계는 요도부터 방광, 요관, 신장까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세균이 요도를 통해 들어와 요도염이나 방광염이 발생하고,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신장까지 올라가 급성 신우신염을 일으킨다. 혈류를 통해 신장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방광염에 걸렸을 때는 배뇨통, 빈뇨, 잔뇨감, 요절박, 아랫배의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 방광염이 급성 신우신염으로 발전하면 이런 증상에 더해 근육통, 허리통증, 고열, 구토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백충희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보통 근육통으로 인해 생기는 허리통증은 골반 바로 위에서 느껴지는 반면, 급성 신우신염에 걸리면 척추와 맨 아래 갈비뼈가 만나는 늑골척추각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 News1
백 교수에 따르면 신장은 이 늑골척추각 부위에 자리해 있다. 신장에는 약 200만 개의 조그마한 혈관들이 모여 있는 사구체가 있는데, 바로 이곳에서 체내 노폐물이 걸러진다.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은 남겨두고 불필요한 물질은 내보내 혈액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또 혈압 조절에도 관여한다. 혈압을 올리는 호르몬과 낮추는 호르몬을 모두 만들어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비타민D를 활성화하고, 적혈구를 만드는 호르몬을 생성해 빈혈을 억제한다.
그러면서 그는 급성 신우신염은 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여자는 요도가 짧아 세균이 방광으로 잘 들어가 급성 신우신염 발생률이 10배 정도 높기 때문이다.
또 급성 신우신염 등 요로 감염을 반복적으로 앓을 경우 만성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백 교수는 “만성 신우신염은 CT나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신장 피질에 흉터가 생겨 신장이 울퉁불퉁하게 보이는데, 이 경우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면서 “방광염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오래 참지 말고 바로 병원에 방문해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