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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머스크 회동했지만…삼성전기, “테슬라 수주 진전없다” 공시

입력 | 2023-08-30 16:48:00


“현재 고객과 내용을 협의 중으로 현 단계에서 거래 규모와 금액 등 세부 사항을 밝힐 수 없습니다.”

30일 삼성전기는 테슬라에 5조원대 카메라모듈 공급과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미확정’이라는 내용을 되풀이했다. 미확정이라는 단어 사용은 이번이 7번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일론머스크 CEO를 직접 만나며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지난해 6월9일 관련 공시를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공시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

이 회장은 당시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비즈니스 미팅을 했다.

이 회장이 머스크 CEO와 공식 만남을 가진 것은 처음이어서 삼성전기의 테슬라 카메라모듈 수주 협상에 충분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동안 삼성전기 매출처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카메라 모듈에 치우쳐 사업 다각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있은만큼 자동차 전장 사업의 발판을 마련할 테슬라와의 계약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기는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 업체로 거래선을 확장했지만 중국 경제 회복이 지연되면서 소기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그만큼 테슬라발 전장 계약은 삼성전기에 의미가 남다른 셈이다.

삼성전기는 르노 등에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제공하다가 2021년 테슬라 전기트럭용 카메라 4900억원을 수주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에 이어 전장용 파워인덕터 양산으로 수익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삼성전기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된 전기차 카메라에 탑재되는 파워인덕터 양산에 돌입하며 전장용 파워인덕터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카메라모듈 매출 의존도가 높던 삼성전기가 전장용 파워인덕터를 양산하는 것은 처음이다.

파워인덕터는 반도체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전기차 등에 필요한 부품이다.

이 파워인덕터는 카메라 모듈과 함께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으로 꼽히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기능이 유사하다. MLCC가 전압을 조절하는 역할이라면 파워인덕터는 전류 조절을 담당한다.

삼성전기 측은 “카메라모듈 고도화, 다변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으며,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의 테슬라 수주 관련 다음 재공시 예정일은 내년 2월 28일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