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체포영장 뒤 해외순방 꺼려 3월 이후 옛소련 국가-이란만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10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동할 예정이다.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첫 해외 주요국 방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러시아와 중국이 최고위급 접촉을 준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10월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참석을 위해 방중(訪中)할 예정’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양자 접촉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행사와 일정은 적절한 때 안내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ICC 체포영장 발부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중국을 찾아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행사에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 ICC 회원국이 아닌 옛 소련 국가나 이란을 찾은 것 말고는 해외 순방 길에 오르지 못했다. 중국은 123개 ICC 회원국에 속하지 않는다. 지난주 ICC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도 화상으로만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ICC 회원국이 아닌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한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