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모디, 긴장완화 합의에도…中, 지도에 분쟁지역 자국영토 표시 印 “中에 뒤통수 맞았다” 강력반발…“시진핑 내달 G20 초청말라” 주장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디 인도 총리
29일 텅쉰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전국 측량 홍보의 날’을 맞아 2023년판 중국 표준 지도를 공개했다. 이 지도에는 중국과 인도 간 국경 분쟁 지역인 히말라야 남쪽 아루나찰프라데시주(州)와 카슈미르 지역 아크사이친 고원이 모두 중국 영토로 표시돼 있다. 아루나찰프라데시주는 인도가, 아크사이친 고원은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 “뒤통수 맞았다” 인도 반발
이날 중국의 지도 공개에 인도는 강하게 반발했다.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인도 뉴스채널 ND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인도 영토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도 영토가 중국 영토가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아린담 바그치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국경 문제 해결을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며 “인도는 근거가 없는 중국의 주장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브릭스 회의에서 인도는 ‘브릭스 외연 확대’라는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며 성의 표시를 했다. 당초 브릭스 회원국 추가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인도가 입장을 바꾸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6개 나라가 신규 가입에 성공했다. 그 덕분에 중국은 브릭스의 몸집을 키워 미국에 맞서겠다는 목표를 보다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국경 분쟁 지역을 자국 영토로 편입시킨 지도를 발행한 것에 대해 인도는 ‘뒤통수’를 맞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부 인도 정치인들은 다음 달 9,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신뢰가 손상된 시 주석을 초청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양국 분쟁 지역 풍부한 자원 매장
중국은 인도가 실효 지배 중인 아루나찰프라데시 전체를 ‘남티베트’라고 명명하고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인도는 1962년 중국이 점령한 아크사이친 고원이 인도 영토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양국이 분쟁을 불사하며 이 지역을 자국 영토에 포함시키려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규모 자원이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는 석탄과 석유, 가스가 대량 매장돼 있고 대리석, 석회석, 철, 흑연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크사이친 고원은 아시아 최대 금속 매장지로 세계에서 7번째로 큰 납 아연 광산이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