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2023.8.30 뉴스1
여야는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채모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외압 의혹, 지난주 방류가 개시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이틀째 공방을 이어갔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번복 논란과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홍범도함 개명 문제 등을 놓고도 정면 충돌했다.
예결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2022회계연도 결산 심사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재해 감사원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각 부처 장관이 출석했다.
야당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채 상병의 경찰 이첩을 보고한 뒤 국방부가 이를 보류하라고 지시한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그는 “결국은 사건의 진실을 은폐·축소하고 (박 전 단장) 한 사람을 생매장시킴으로써 진실과 정의를 다 묻어버리려고 하는구나, 국방부가 대통령실 지시로 이렇게 하고 있구나‘라는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기 의원과 한 총리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어떤 외압이 있었길래 장관이 결재한 다음 날 태도가 바뀌나”라는 기 의원의 주장에 한 총리는 “완전히 틀렸다. 사안을 왜곡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기 의원이 한 총리에게 ’국회에 싸우러 왔느냐“고 맞받아치면서 양측 간 공성이 오갔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채 상병 사망사건 대해서 정치적 수사와 주장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군은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기관“이라며 ”장관의 정당한 지시가 있었는데도 그걸 듣지 않고 일방적·자의적으로 이첩 시도했다는 게 사안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또 야당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정부가 묵인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만약에 불가피하게 (일본의 결정을) 용인할 수밖에 없으면 ‘생명 안전과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공식 기자회견이나 이해를 구하는 자리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초등학생이 듣더라도 그 의미는 명확할 것“이라며 ”누구를 지칭하는지 분명한데 손가락을 비틀어서 국민을 향하게 하고 국민을 앞세워서 국민과 대통령을 싸움 붙이려는 게 유감“이라고 맞받았다.
잼버리 사태도 도마에 올랐다. 양금희 의원은 ”특혜계약 정황도 추가 확인됐다“며 ”조달청 자료를 별도로 분석한 결과, 2021년 민주당이 방통위원으로 추천한 인물, 문재인 전 대통령 동창이자 민주당 국회의원 후원회장 출신 인물, 전 열린민주당 전주시의원 등 코드인물에 대한 특혜 정황이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신동근 의원은 ”잼버리는 파행으로 끝났다“며 ”그러면 파행의 책임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해결해서 국격 훼손 문제를 어떻게 다시 회복할지 긍정 시너지로 가야하는데 (정부·여당은)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에 대해서도 파고들었다. 신동근 의원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1조7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장관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어떤 절차도 없이 백지화시켰다“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백지화 선언은 국가재정법, 도로법, 대도시광역특별법 등 3개 법률 5개 조항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념 논쟁도 이틀째 이어졌다. 김정재 의원은 정율성 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민주적 질서 위에 (만들어졌다)“며 ”국가 존재에 반하는 걸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동민 의원은 홍범도 잠수함 개명 문제와 관련해 ”나라가 망했거나 히틀러 같은 독재자들이 마음대로 개명한다“며 ”1999년 이리함을 지방자치단체가 통합하면서 익산함으로 변경한 것 외에 (국내에 잠수함 개명) 사례가 없다. 왜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을 하려고 하나“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우리의 주적과 싸워야 하는 군함을 상징하는 이름이 공산당원이라는 사람이면 적절하지 않다“고 응수했다. 한 총리는 ”국가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본질을 가진 우리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것이 민생만큼 중요하다“고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