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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게 하는 ‘슈퍼 블루문’?…과학적 근거 있을까

입력 | 2023-08-31 17:37:00

31일 밤 5년 반 만에 슈퍼 블루문 떠…놓치면 14년 뒤
깊은 수면 '델타파' 세기 30% 줄었다는 연구결과…"유의미한 수준 아냐" 반론도




올해 중 가장 큰 보름달, ‘슈퍼 블루문’이 오늘 밤 뜬다. 가장 큰 달이라는 ‘슈퍼문’은 비교적 친숙하지만 ‘블루문’은 다소 생소하다. 블루문이라는 이름과 달리 달이 푸른색을 띄는 것은 아니기 때문. 블루문이란 표현은 ‘우울한 달’ 혹은 ‘배신자 달’을 뜻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권에서는 풍요의 상징으로 보는 보름달에 왜 이런 명칭이 붙은 건지 관심이 쏠린다.

◆5년 만에 찾아온 슈퍼 블루문…평소보다 약 3만㎞ 가까워진 달


31일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서울을 기준으로 저녁 7시29분에 보름달이 뜬다. 지난 2018년 1월31일 이후 5년 반 만에 찾아온 슈퍼 블루문이다. 다음 슈퍼블루문이 뜨는 때는 2037년 1월31일이다.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보름달은 ‘슈퍼문’, 한 달에 두 번째로 뜨는 보름달은 ‘블루문’이라고 불린다. 이 두 현상이 각각 나타나는 경우는 비교적 흔하지만 동시에 관측하기는 쉽지 않다.

달은 지구 주위를 타원 운동하기 때문에 지구와 달 사이 거리가 계속해서 바뀐다. 슈퍼문은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울 때(근지점) 뜨는 달을 말한다. 이날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는 약 35만7200㎞까지 가까워진다.

지구-달 평균거리는 약 38만4400㎞, 달이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졌을 때(원지점)는 약 40만6000㎞다. 슈퍼문은 달이 원지점에 있을 때를 뜻하는 미니문(마니크로문)보다 약 14% 더 크고 30% 더 밝게 보인다.

◆‘블루문’=‘우울한 달(Blue Moon)’?


블루문의 어원은 달에 대한 동서양권의 극명한 인식 차이에서 기인한다.

동양 문화권의 경우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추석날 보름달을 반기며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며 도는 ‘강강수월래’라는 문화가 있는가 하면, 애국가에도 ‘밝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라는 가사가 담길 정도로 보름달은 긍정적인 풍요의 상징이다.

하지만 서양 문화권에서 달을 대하는 태도는 정반대다. 달, 특히 보름달은 불길한 징조의 대표격이다. 보름달을 보면 괴물로 변하는 ‘늑대인간’ 설화, 사악한 보름달이 뜨는 밤 흑마술을 행하는 ‘마녀’ 설화 등이 대표적이다.

유령들이 지상에 찾아온다는 핼러윈 또한 보름달이 환하게 뜨는 10월31일이고, 미치광이라는 듯의 영어 단어 ‘Lunatic(루나틱)’도 달을 뜻하는 라틴어 ‘Luna(루나)’에서 비롯됐다.

보름달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있다. 그러니 한 달에 보름달이 2번이나 뜨는 것을 두고 ‘우울한 달’ 혹은 영어 고어(古語)인 ‘belewe’를 붙여 ‘배신자 달’이라고 지칭하는 것이다.

◆ 슈퍼 블루문, 실제 우울함 불러올까…“보름달이 수면 질 저하시킬수도”


일각에서는 슈퍼 블루문이 단순히 문화적으로 불운, 우울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슈퍼문이 뜨면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바젤대학교 의대 연구진은 지난 2013년 보름달이 뜨는 날 깊은 수면 상태일 때 나오는 ‘델타파‘ 세기가 30% 가량 줄고 총 수면시간도 20여분 가량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수면 시 집중 분비되는 호르몬 멜라토닌이 보름달에 의해 감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도 지난 2018년 보름달이 뜨면 수면시간이 30분 가량 줄고, 뇌가 깨어있는 얕은 잠인 ’렘수면‘ 시간이 평균 70~90분 가량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물론 달과 수면의 질 사이에는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연구팀이 보름달과 초승달이 뜬 날의 평균 수면 시간이 약 5분 정도만 차이날 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