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기 위한 ‘전군지휘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3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개전 초 한미연합사 지휘통제소 타격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UFS 마지막 날인 31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이 대규모 연합 훈련을 벌이는 상황에 대응해 29일부터 전군 지휘 훈련을 조직해 판정 검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전면적인 반공격” “남반부 전 영토를 점령령” 등의 표현을 쓴 건 전·후반기 한 차례 진행되는 한미 연합 CPX가 북한의 전면 남침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듯 자신들도 한미 연합군의 북침을 가정해 전시 작전 수행 능력을 검열한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날 밝힌 ‘전군 지휘 훈련’ 시나리오의 큰 틀은 침공-격퇴-반격-점령 등으로 한미 연합 CPX 시나리오와 흡사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작전 초기 적군의 전쟁지휘구심점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을 강조했다. ‘전쟁지휘구심점’이란 경기 성남의 한미 연합사령부 전시 지휘통제소 CP 탱고 및 서울 남태평의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등을 싸잡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개전 초 북한이 보유한 각종 미사일 등으로 이들 시설을 집중타격해 한미 연합군의 두뇌를 마비시킬 것이라고 협박한 것.
● 미군 증원 전력 타격 계획까지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에 대응하기 위한 ‘전군지휘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3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뉴스1]
북한은 김 위원장이 대형 작전지도 앞에서 지휘봉으로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로 추정되는 곳을 가리키는 모습을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한 예비역 대장은 “북한은 통상 한미 연합 연습 기간에 미사일 도발 등을 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경계 태세 강화 조치 정도만 해왔다. 북한도 CPX를 실시해왔겠지만 이를 공개한 건 처음 본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가 늘 하던 훈련을 흉내 낸 것으로 김정은이 처음으로 전군지휘훈련을 직접 나선 건 북한의 초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연례적·방어적 성격의 한미연합연습을 구실로 우리에 대한 군사 공격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