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으로 표시된 ‘스쿨존’ 도로… 자동차는 시속 30km 속도 제한 CCTV 영상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등하굣길엔 ‘스마트 전광판’ 설치 자동차-보행자 오는지 알 수있어
스마트 전광판이 설치된 골목에서 학생들이 길을 건너기 전 전광판을 올려다보고 있다.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학교 가는 길에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써진 노란 표지판을 본 적 있나요? ‘스쿨존’이라고도 불리는 어린이보호구역에 가면 도로는 빨갛게 칠해져 있고, 차가 빨리 달릴 수 없게 하는 과속 방지턱도 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어린이 보호 위해 시속 30km 규정
전광판의 붉은색 영역에는 차량이나 보행자의 접근 여부가 표시된다. 그 옆에는 골목 영상이 나타난다.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울타리로 보행자가 다니는 ‘보도’를 구분하고 있어요. 어린이 보행자가 차가 다니는 차도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지요. 한국교통연구원 심재익 선임연구위원은 “보도가 좁으면 어린이가 울타리 밖으로 나가기가 쉽다”며 “보도 폭을 3m 정도로 넓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어린이보호구역, 왜 필요할까요?
영상 분석 결과 전봇대와 우체통, 보도의 울타리가 어린이 보행자의 시야를 8% 넘게 방해했어요. 또 수풀과 주차된 차량, 건물 벽은 어린이 보행자의 시야를 30% 이상 가렸지요. 골목에서 30% 넘게 시야가 가려지면 다가오는 차량을 보지 못해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어린이가 등하굣길에 평균 15.4초마다 시야를 방해하는 장애물과 마주치는 것을 확인했어요. 방해물의 수는 평균 57.8개에 달했지요. 이승하 서울디지털재단 메타시티팀 책임은 “특히 어린이 하굣길에는 교통안전 지도를 해 주는 사람이 많지 않아, 실제 교통사고가 하교 시간에 더 많이 발생한다”며 “하굣길에 어린이와 함께하는 지도사를 배치하는 등 보호 방안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첨단 안전장치로 어린이 보호
경기 안양시청 스마트도시정보과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에 가득한 실시간 폐쇄회로(CC)TV 촬영 영상이 보였어요. 스마트사업팀의 윤정호 보좌관은 화면 속에서 사람이나 차량, 자전거가 지나갈 때 만들어지는 사각형 테두리를 가리키며 말했어요. “쓰러진 사람, 갑자기 뛰는 사람 등 우리가 컴퓨터에 입력해 놓은 상황을 카메라가 촬영하면, 컴퓨터가 이를 포착해 상황실로 알림을 보내요.”이런 알림이 가능한 건 분석기 덕분이에요. 영상 분석 기업 핀텔의 황유동 연구소장은 “카메라가 1초에 30장씩 사진을 찍어 분석기에 보내면, 분석기는 사진들을 비교해 사람이나 차량이 이동한 방향과 거리를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안양시에서는 핀텔에서 개발한 스마트 전광판을 어린이보호구역 41곳에 설치했어요. 스마트 전광판은 사각지대에서 자동차나 보행자가 들어오는 것을 인지하고 전광판으로 보여줘 충돌 사고를 피하게 해 줄 수 있죠.
보행 신호 연장 시스템도 있습니다. 노약자가 시간 내에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하면, 보행 신호를 길게 연장해 주는 시스템이죠. 어린이나 노약자, 자동차, 휠체어 등 이동 대상을 구별하도록 인공지능을 학습시킨 뒤, 노약자가 늦게 지나갈 경우 신호를 연장합니다. 그럼 신호등 옆에 숫자가 3, 2, 1 이후에도 1이 몇 번 더 반복해 깜박거리다가 신호가 빨간불로 바뀐답니다.
5월 15일부터 24일까지 심재익 선임연구위원의 조언을 받아 등하굣길 안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팝콘플래닛 홈페이지를 통해 초등학생 52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해 주었어요. 등하굣길에서 불편했던 점과 사고 예방 아이디어를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친구와 공유해 보면 어떨까요?
장효빈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robyne9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