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농수산 선물 20→30만원 업계, 한우 등 고가상품 추가 확보 사전 예약도 20만원대 상품 급증 “고객들도 선택 폭 늘었다며 반겨”
“오늘 29만 원짜리 무항생제 한우 세트가 새로 나왔습니다.”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식품매장. 직원들은 추석 선물로 거래처 등에 보낼 한우 선물 세트를 살피던 고객에게 “명절 선물 상한액이 올라 상품이 더 다양해졌다”며 홍보 책자를 펼쳐 보였다. 곽중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식품팀장은 “20만 원대 추석 선물 상품을 확대했다. 선택의 폭이 늘어나면서 반기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령을 개정해 명절에 공직자가 주고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 선물 가격에 대해 상한 기준을 올렸다. 이에 지난달 30일부터 주고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기존 10만 원에서 15만 원, 선물 가액의 배까지 가능한 명절 기간엔 20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상향됐다.
신세계백화점도 20만 원대 한우 제품의 물량을 기존보다 20% 늘려 준비하고 ‘신세계 암소 한우 다복’(24만 원)과 ‘신세계 암소 등심 특선’(25만 원) 등을 새롭게 출시했다. 현대백화점도 정육과 청과, 수산 등에 대한 20만 원대 상품을 평균 20%가량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리미엄 한우와 굴비 등 주요 상품에 대해서는 최대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백화점 3사는 8월 18일부터 받기 시작한 추석 선물 사전 예약에서도 20만 원대 상품이 인기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의 추석 선물 사전 예약 판매 매출은 20만∼30만 원대의 한우, 청과, 수산 선물 세트를 중심으로 지난해 추석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49%, 현대백화점도 30%의 예약 판매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선물 가액 상한 때문에 판매에 제한적이었던 20만∼30만 원대 선물 세트 판매가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