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위 슈트리커, 치치파스 물리쳐
메이저대회 US오픈 첫 3회전 진출
페더러와 훈련하며 실력 쑥쑥 키워
세계5위 루드도 탈락… 강자들 수난

도미니크 슈트리커(스위스)가 31일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의 공을 받아치고 있다. 슈트리커는 이날 3-2 승리를 거두고 개인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3회전에 올랐다. 뉴욕=AP 뉴시스
‘페더러의 연습생’이던 테니스 유망주가 처음 출전한 US오픈 본선 무대에서 세계랭킹 7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5·그리스)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세계랭킹 128위 도미니크 슈트리커(21·스위스)는 31일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치치파스를 3-2(7-5, 6-7, 6-7, 7-6, 6-3)로 꺾었다. 슈트리커가 세계 10위 안에 드는 선수를 물리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슈트리커는 4세트에 게임 스코어 3-5로 밀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타이 브레이크 끝에 승부를 최종 5세트로 끌고 간 뒤 결국 메이저대회 3회전 진출권을 따냈다. 슈트리커가 메이저대회 3회전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이번 대회 예선부터 시작해 3회전에 진출한 슈트리커는 이날 승리 후 “벅차서 말이 안 나온다. 톱 랭커를 상대로 긴 시간 수준 높은 경기를 했다는 데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나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엔 코트 밖에서도 좀 더 진지해지고 있다. 예전보다 프로 의식이 더 생겼다”며 “먹는 것에도 신경을 써서 쿠키나 초콜릿 같은 간식은 거의 먹지 않는다. 오늘처럼 긴 경기를 할 때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4시간 4분 동안 이어졌다.
2021년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 데뷔한 슈트리커가 메이저대회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건 올해 프랑스오픈(5월)이었다. 슈트리커는 이 대회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두 번째 메이저대회였던 윔블던(6월)에선 알렉세이 포피린(24·호주·41위)을 꺾고 2회전에 올랐다. 슈트리커는 이번 US오픈 1회전에서 다시 만난 포피린에게 3-1로 이겼다. 슈트리커의 3회전 상대는 뱅자맹 봉지(27·프랑스·108위)다.
치치파스는 매치 포인트까지 2점만 남겼던 이날 경기를 놓치면서 다시 한번 US오픈 징크스에 시달렸다. 2021년 프랑스오픈과 올해 호주오픈 준우승자인 치치파스는 US오픈에선 16강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다.
세계 5위 카스페르 루드(25·노르웨이)도 이날 장즈전(27·중국·67위)에게 2-3(4-6, 7-5, 2-6, 6-0, 2-6)으로 져 짐을 쌌다. 홀게르 루네(20·덴마크·4위)가 이번 대회 1회전에서 탈락한 것을 포함해 세계랭킹 7위 이내 선수 중 3명이 일찌감치 대회를 접었다. 세계랭킹 20위까지 범위를 넓히면 7명이 탈락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