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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프로야구, ‘더블헤더’ 악소리

입력 | 2023-09-01 03:00:00

돔구장 키움 “우린 왜 편성” 불만
KBO “형평성 차원에서 포함시켜”
KIA 확정된 더블헤더 3차례 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9일 정규시즌 잔여 경기 일정을 확정해 발표하면서 10월 10일까지는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첫걸음부터 어그러졌다. 발표 이후 이틀간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9경기가 추가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앞으로 170경기를 더 치러야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KBO는 연속경기(더블헤더)를 통해 일정 소화 속도를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가장 뿔이 난 팀은 키움이다. 키움은 우천 영향을 받을 리 없는 안방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쓰기 때문에 31일 현재 10개 팀 중 가장 많은 121경기를 소화했다. 그런데도 9일 한화와 고척돔 개장(2015년) 이후 첫 프로야구 더블헤더를 치러야 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예비일이 뒤에 있는데 굳이 더블헤더를 편성한 건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O는 “나머지 팀들도 더블헤더를 최소 한 번 이상 치른다. 형평성 차원에서 키움도 포함시켰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더블헤더가 예정된 팀은 KIA다. 10개 팀 중 가장 적은 105경기를 소화한 KIA는 9일 안방 LG전을 시작으로 27일 창원 NC전, 10월 4일 수원 KT전 등 확정된 더블헤더만 3차례다. 김종국 KIA 감독은 “빡빡한 일정을 예상했지만 더블헤더가 생각보다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각 팀에는 고민거리다. KBO리그는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중단 없이 진행되는데 팀마다 주력 선수 1∼3명이 대표팀에 차출되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 야구는 10월 1∼7일 열리지만 대표팀 소집은 한 주가량 앞서 이뤄진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모든 팀이 2주 정도 주력 선수를 빼고 시즌을 치러야 한다.

일정 소화가 늦어지면 포스트시즌 도중 정규시즌 경기가 치러질 수도 있다. 전례가 없던 것도 아니다. 1982년 삼성-MBC(현 LG)전은 한국시리즈 일정을 마무리한 10월 14일에 열렸고, 2007년에는 한화와 KIA가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인 10월 19일 맞대결을 벌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