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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SS 캡틴이 보낸 무언의 메시지…LG 연패 끊고 두산에 연장 끝내기[어제의 프로야구]

입력 | 2023-09-01 06:00:00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박해민(오른쪽)이 자신의 끝내기 안타로 홈을 밟고 3-2 역전승을 완성한 오지환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선두 LG가 갈 길 바쁜 6위 두산에 4연패를 안기며 3연패를 탈출했다. LG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연장 끝 3-2 승리를 거뒀다. LG는 올 시즌 연장을 14번 치러 9승 3패 2무를 거두고 있다.



○ 3루 번쩍, 2루 번쩍 ‘슈퍼 SS’ 캡틴 오지환

이날 LG 타선은 두산 선발 곽빈에게 막혀 4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뽑아내지 못했다. 반면 두산은 켈리를 상대로 4회까지 5안타를 뽑았지만 똑같이 1점도 올리지 못했다. 두산의 득점 기회의 길목마다 LG 주장 오지환이 막고 나섰기 때문이다.

오지환은 2회초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두산의 9번 타자 2루 왼쪽으로 흐른 두산 조수행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았다.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가 내야안타로 둔갑한 것이다. 이어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켈리가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켈리는 3회초에도 상대 선두타자 김재호를 1루수 송구 실책으로 내보낸 뒤 로하스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두산 4번 타자 양의지가 켈리의 초구 커브를 3루 깊은 곳으로 잡아당겼고 공은 몸을 날린 LG 3루수 문보경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3루수 문보경 바로 뒤에서 커버 플레이에 나선 유격수 오지환의 글러브까지는 빠져나가지는 못했다. 공을 잡은 오지환은 6-4-3 병살 플레이까지 매끄럽게 연결했고 두산의 공격은 양석환의 좌익수 플라이로 맥없이 끝났다.



○ 최승민의 발과 박동원의 간절함이 만든 원점

이날 ‘0’의 균형을 먼저 깬 건 두산이었다. 양석환은 6회초 2사 상황에서 켈리의 커브를 잡아당겨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이날 나온 첫 장타였다. 그러자 팽팽했던 균형이 손쉽게 깨졌다. 최근 5경기 안타가 없던 김재환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뽑아냈다. 두산은 8회 초 바뀐 투수 유영찬을 상대로 연속안타와 희생 플라이로 추가점도 손쉽게 더했다.

그러자 LG도 장타로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8회말 1사 상황에서 타석에 선 4번 타자 오스틴은 두산의 바뀐 투수 홍건희가 던진 빠른 공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7m의 대형 솔로포였다.

솔로포를 날린 뒤 기뻐하는 오스틴. 뉴스1

이어 5번 타자 문보경이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출루하자 대주자 최승민이 투입됐다. 최승민은 오지환의 우익수 앞 짧은 안타에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진 1사 주자 1, 3루 상황. 박동원은 바뀐 두산 투수 정철원 앞에 떨어지는 기습번트를 댔다. 정철원은 안전히 타구를 1루로 송구했지만 그사이 3루 주자 최승민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1루수가 뒤늦게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최승민의 손이 빨랐다. 승부는 다시 2-2 원점이 됐다.

두산은 정철원이 이날 8회 1사부터 연장 10회 1사까지 홀로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오지환은 연장 10회에는 9구 풀카운트 승부 끝 우익수 앞 깔끔한 안타로 정철원을 강판시켰다. 두산 마운드는 사이드암 박치국이 이어받았지만 박동원에게 볼넷만 내준 뒤 다시 이영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영하는 문성주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 박해민의 이적 첫 끝내기

통산 3번째, LG 이적 후 첫 끝내기로 승리를 이끈 뒤 기뻐하는 박해민. 뉴스1

10회말 2사 0볼 2스트라이크. 타석에 선 박해민은 이영하의 슬라이더를 밀어 쳐 좌중간으로 타구를 보냈다. 2루 주자 오지환이 홈을 밟기에는 충분했다. 박해민이 LG 유니폼을 입고 친 첫 끝내기였다.

승리 후 박해민은 “오늘은 연패를 끊는 게 우선이었다”며 “힘든 경기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뒤집으면서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연신 몸을 날린 주장 오지환의 호수비에 대해 박해민은 “(오) 지환이도 (2, 3회) 주자가 2루에 있어 (타구가) 빠지면 바로 점수가 나니 쉽게 점수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몸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을 지환이가 보여주면서 선수들도 오늘 경기를 절대 내주면 안 되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8회 초 쉽게 (두산에) 추가점을 내줬지만 8회말 곧바로 오슨틴이 홈런을 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8회 (박)동원이도 어떻게든 1점만 내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번트를 댔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누구 하나 예외 없이 팀이 이기는 데 다 마음을 쏟아서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31일 두산 선발투수로 나선 곽빈. 뉴시스

이날 곽빈은 112구를 던지며 6이닝 1실점으로 켈리(6이닝 2실점) 상대 판정승을 거뒀으나 팀의 역전패로 시즌 11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올 시즌 ‘한 지붕 두 가족’ LG에 상대 전적에서 2승9패 절대 열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전까지 특정 팀 상대 상대 전적이 가장 밀리는 팀은 키움(SSG 상대 2승11패)이었다. 그러나 이날 두산이 LG 상대 3승에 실패하고 키움은 SSG에 연장 12회 끝 역전승을 따내면서 두산은 올 시즌 특정 팀 상대 승률이 가장 낮은 팀(LG 상대 승률 0.182)이 됐다.



○ 키움 연장 12회 6점…3연패 탈출
키움은 문학에서 SSG에 연장 12회에 6점을 뽑으면서 8-3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애초 SSG 김광현-키움 안우진의 신구 에이스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선발 대결에서는 ‘차세대 에이스’ 안우진(6이닝 5피안타 1실점 3탈삼진)이 ‘원조 에이스’ 김광현(7이닝 6피안타 2실점 5탈삼진)에게 판정승을 거뒀으나 8회 SSG 최정의 솔로포(24호)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키움은 연장 12회 볼넷 2개, 안타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김휘집, 이형종의 2루타에 이은 송성문의 홈런으로 6점을 뽑으며 올 시즌 SSG 상대 3승(11패)에 성공했다.



○ 순풍 탄 KT, 박병호까지 힘 보태며 4연승
선두 LG를 무섭게 추격 중인 2위 KT는 투타 균형을 앞세워 삼성을 6-4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이날 선발등판 예정이었던 와이드너의 몸살감기로 같은 오른손 투수인 홍정우가 데뷔 첫 선발로 나섰다. KT 타선은 홍정우에게 1과 3분의 2이닝 동안 3점을 뽑아낸 뒤 조기 강판시킨 뒤 5회 알포드의 2점 홈런, 8회 박병호의 솔로포로 손쉽게 점수를 벌렸다. 8월 9일 이후 종아리 부상으로 교체 출전만 하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박병호는 시즌 11호 홈런으로 선발 복귀를 자축했다.



○ NC-KIA 4, 5위 스몰뱅..페디 시즌 최다 실점 무너지며 KIA 5연승
5위 KIA는 광주 안방에서 4위 NC에 13-3 승리를 거두고 NC를 1경기 차로 압박했다. 이날 NC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 페디가 나섰으나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페디의 시즌 최다 실점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1.97)을 기록 중이던 페디는 경기 후 평균자책점이 2.39로 올라가 키움 안우진과 평균자책점 공동 2위가 됐다.



○ 롯데, 이종운 감독 대행 첫 승… 7연패 탈출
7연패에 빠지며 서튼 감독이 사퇴한 롯데는 이종운 감독 대행이 이끌고 치른 대전 방문경기에서 한화에 5-2 승리하며 연패를 끊었다. 2번 타자로 전진 배치된 이정훈이 3회 무사만루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로 첫 득점을 따낸 롯데는 2사 후 이어진 전준우의 3루타로 3-0으로 앞서나갔다. 후반기 교체선수로 합류해 호투를 이어오고 있는 윌커슨은 6이닝 2실점(무자책)으로 막고 시즌 3승을 거뒀다.

▽1일 프로야구 선발
△잠실: 한화 페냐-LG 이정용 △사직: 두산 브랜든-롯데 반즈 △문학: KIA 양현종-SSG 엘리아스 △대구: NC 테너-삼성 최채흥 △고척: KT 고영표-키움 장재영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