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포화 지방 함량 높아 구매 시 주의 연구 결과, 비싸다면 영양 질 높다는 착각
최근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다양한 종류를 갖춘 편의점 도시락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식품영양학계는 편의점 도시락이 나트륨, 지방 함량이 지나치게 높다며 섭취 시 주의를 당부했다.
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충북대 식품영양학과 현태선 교수팀이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도시락을 분석한 결과 평균 지방·포화지방 함량이 하루 권장량의 4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편의점 도시락에 든 평균 나트륨 함량은 하루 권장량의 3분의 2 정도였다. 편의점 도시락은 전반적으로 나트륨 함량과 단백질·지방·포화지방 함량이 높았다.
현 교수팀은 논문에서 “과일을 제공하는 편의점 도시락은 하나도 없었다”라며 “전체 편의점 도시락의 6.5%만 우유·유제품을 제공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최근 발간한 식생활 안내서 ‘식품 속 미량 영양성분, 비타민·무기질 여행’에서 “편의점에서 라면·삼각김밥·떡볶이 등으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 비타민 A, 칼슘 등을 보충할 수 있는 우유 등을 같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소개했다. 우유 1팩(200㎖)에 약 226㎎ 들어있는 칼슘이 부족한 영양소를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2019년 9월 국내 프랜차이즈 편의점 중 점포 수 기준으로 상위 5곳에서 판매 중인 도시락 제품 93개를 사들인 뒤 각종 영양소 함량을 분석한 결과다. 김밥·초밥으로 구성된 도시락, 면·샐러드 등이 주재료로 구성된 도시락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편의점 도시락 속 나트륨 함량이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는 또 있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국내 5대 편의점 기업의 도시락 총 71개 제품의 가격대별 영양의 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 나트륨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하루 권장 섭취 제한량의 60% 이상인 것을 확인했다.
일반 밥 대신 볶음밥이 담긴 편의점 도시락의 나트륨 함량이 특히 높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편의점 도시락 제조업체는 자사 제품의 볶음밥에 들어가는 양념 또는 조미료의 나트륨 함량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두 연구팀 모두 도시락 가격이 높다고 영양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현 교수팀은 논문에서 “가격이 높다고 해서 더 질 좋은 도시락이라고 할 수 없었다”라며 “소비자는 편의점 도시락을 살 때 영양표시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권장했다.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개당 가격이 4200원 이하와 4300원 이상∼4500원 이하인 제품에선 영양 기준을 네 가지 이상 충족한 도시락이 60% 이상이었다. 가격이 4600원 이상인 편의점 도시락에선 3분의 1에 불과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