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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압수 가능·수업 방해시 ‘분리’ 첫날… 긍정효과 기대 속 역효과 우려

입력 | 2023-09-01 15:49:00


1일부터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고, 교사의 주의에 불응할 경우 휴대전화를 압수당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와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가 교육 현장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중학교 모습. 2023.9.1/뉴스1

정부가 내놓은 교권 확립 및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가 적용된 1일 대구지역 일선 학교에서는 현장의 민원 등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교육부는 최근 행정예고 등을 거쳐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와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 등을 확정, 공포해 9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과 같은 교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교사가 이를 제지할 근거가 부족했지만 이날부터 긴급상황을 제외하고 학생들의 수업 중 휴대폰 사용이 금지된다.

교사는 이를 지키지 않는 학생에게 ‘주의’를 줄 수 있으며, 학생이 불응한다면 휴대폰을 압수해 보관할 수 있다. 수업 분위기를 흐리거나 방해하는 학생에 대해서는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분리’ 조치도 할 수 있다.

다른 학생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 교사는 해당 학생을 물리적으로 제지할 수 있다.

다만 학생과 보호자의 권리를 존중하기 위해 학생·학부모는 교원의 생활지도에 대해 학교장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및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 발표를 하고 있다. 2023.8.17/뉴스1

이 고시와 관련, 대구교육청은 교육부 고시안 시행이라 혼선 등을 막는 별도 대책을 현재까지는 수립하지 않았지만, 향후 학교 현장에 배포될 유의사항과 참고 예시 등을 담은 교육부 해설서에 따라 민원 발생 등에 대해 대처할 방침이다.

이날 대구 일선 학교에서 해당 고시와 관련해 민원이 발생하거나 학생 반발, 마찰 등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특이사항이 교육청에 보고된 것은 없다”며 “각급 학교에서 다음달 31일까지 새 고시에 따른 학칙 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새 고시에 대해 교육현장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대구의 한 중학교 교사 권모씨(44)는 “일부 학생의 일탈로 교사들이 교권 추락을 보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면이 많았다”며 “학생인권을 보호하면서 교원의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로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교생 자녀를 둔 50대 학부모는 “학교 현장에서 고생하는 교사들을 배려하고,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적절한 조치다. 가정에서도 아이들에게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시큰둥한 반응도 보였다.

직장인 B씨(50)는 “반항 심리가 강한 10대 학생들이 순순히 따라주면 문제가 없겠지만, 선생님의 지시에 대해 더 큰 반항심을 줘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C군(17)은 “흥미가 떨어지는 수업시간에는 휴대폰으로 웹툰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휴대폰을 압수한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냐”라며 “폰을 압수하고 교실에서 내쫓는 것은 심한 조치”라고 했다.

(대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