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화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스키 테니스 등 역동적 스포츠 즐겨… 7년 전 운동 후 무릎 불편 처음 느껴 “근육량 많지만 무릎은 약한 유형”… 4개월 전 처음으로 근력 운동 도전 한달만에 무릎 좋아지고 몸 편해져… “운동 즐기려면 근력 더 필요 절감”
박선화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37)는 근력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지루하고 힘들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운동 자체를 싫어하지는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여러 종목의 운동에 도전했다. 운동량이 많은 덕분에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에 비해 근육량이 많았다. 체력도 강하다고 자부했다. 이러니 굳이 근력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엔 생각이 달라졌다. 박 교수는 다른 운동을 대부분 중단했다. 대신 근력 운동에 특히 신경을 쓴다. 박 교수는 “평생 재미있게 운동하면서 살려면 근력 운동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그런 것”이라며 웃었다.
●“스키와 테니스, 특히 즐겨”
박 교수는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스포츠 종목을 즐겼다. 걷기나 달리기처럼 유산소 운동의 요소를 갖고 있고, 근력도 강화할 수 있는 데다,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스키를 가장 오래 즐겼다. 초등학생 때 부모님을 따라 스키장에 갔다가 푹 빠졌다. 대학생이 된 후에는 아예 겨울방학 때 스키장에서 숙식하며 응급 환자를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루 2교대 근무라 다소 힘이 들었지만, 비번일 때 스키를 마음껏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스키는 지속하기에 한계가 너무 많았다. 업무는 갈수록 많아졌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 개인 시간은 더 줄었다. 차츰 스키장에서 멀어졌다. 박 교수는 “요즘에는 겨울에도 아주 가끔 스키장에 간다. 사실상 스키를 관둔 셈”이라고 말했다.
그 후로 수영을 시작했지만, 곧 관뒀다. 일부러 멀리 있는 수영장까지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기 때문. 마라톤에도 도전해 10㎞ 코스 단기 마라톤을 두 번 완주했다. 하지만 마라톤도 관뒀다. 박 교수는 “역동적이고 승부 욕구를 자극하는 운동을 더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년 전, 가족과 함께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20분 정도 레슨을 받고 나서 연습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5년 정도 배우고 나니 능숙하게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때부터 레슨이 끝나면 30분∼1시간 정도 게임을 했다. 코트를 뛰어다니다 보면 옷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이 흘렀다. 운동을 끝내면 모든 피로가 사라지고 개운해졌다. 박 교수는 “테니스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재미 세 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근육량 많아도 무릎 아파 운동 중단”
박 교수는 테니스를 무척 즐겼다. 병원 테니스 동아리에도 가입했다. 실력이 늘면서 동작도 커졌다. 코트도 더 많이 뛰어다녔다. 이런 동작은 무릎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박 교수는 걱정하지 않았다. 당시 체력적으로나 몸의 근육량으로나 또래 여성의 평균 수준은 넘었기 때문. 6개월 전, 문제가 생겼다. 테니스를 끝내고 나면 무릎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는 운동하지 않을 때도 무릎이 시큰거렸다. 그제야 무릎 관절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무릎 주변 근육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근육량은 많지만, 무릎 주변 근육량은 적었던 것. 이런 사례는 흔하다. 무릎 관절이 손상되지 않더라도 그 주변 근육이 약하면 운동할 때 통증이 나타난다. 그대로 놔둔 채로 운동을 계속하면 통증이 더 심해지며, 무릎 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박선화 교수가 병원 내 체력단련장에서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테니스를 즐기다 무릎에 이상이 생긴 후로 근력 운동을 시작한 박 교수는 “무슨 운동이든지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부상 없이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딱 한 달 만에 운동 효과가 나타났다. 무엇보다 무릎이 욱신거리거나 시큰거리는 등의 통증이 사라졌다. 무릎 통증이 사라지니 전반적으로 피로도 덜 쌓였다. 몸도 훨씬 가벼워졌다. 그전까지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꽤 힘이 들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상쾌한 마음으로 일어날 수 있게 됐단다.
●“하루씩 번갈아 상·하체 근력 운동”
박 교수는 요즘도 주 2회 근력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무릎 주변 근육이 어느 정도 강해진 후로는 상체와 하체 근력 운동을 골고루 하고 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반드시 처음에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박 교수도 먼저 5∼10분 동안 상체와 하체를 골고루 풀어준다. 사실 스트레칭은 집에서도 자주 한다. 박 교수는 “업무 때문에 어깨가 뭉칠 때가 많은데, 폼롤러를 이용해 30∼40분 스트레칭을 해 주면 훨씬 편해진다”고 말했다.
스트레칭에 이어 근력 운동을 시작하는데,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우선 하나의 운동 기구를 15분 이상 쓰지 않는 것이다. 길어 봐야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같은 운동 기구만 이용하면 운동 효과는 적고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근력 운동은 자신에게 맞게 중량을 설정한 뒤 10∼15회를 한다. 이를 1세트로 하고, 총 3세트를 이어서 한다. 이 또한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또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중심으로 근력 운동을 한다. 같은 부위를 거푸 운동하면 근육이 더 뭉칠 수 있고, 근육통이 생길 수도 있다. 박 교수는 “처음에는 전문 트레이너에게 제대로 운동법을 배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선화 교수가 코어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플랭크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박 교수는 플랭크는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동작이라며 추천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박 교수는 머잖아 다시 테니스를 할 생각이다. 더 나중에는 암벽등반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 근력 운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 박 교수는 “무슨 운동이든, 부상 없이 즐기려면 충분한 근력 운동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전거 타기는 평생 운동 습관”
박선화 교수가 병원 앞으로 나 있는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박 교수는 14년째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그렇다면 박 교수는 유산소 운동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그는 걷기나 달리기 같은 운동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 대신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방법을 택했다.
박 교수는 살짝 속도를 내고 자전거를 타면 병원에서 10∼15분 이내에 닿는 거리에 살고 있다. 의대에 다닐 때부터 병원 근처에 살았고, 신접살림도 병원 근처에 차렸다. 자전거 출퇴근은 의대생 때 시작했다. 어느덧 14년째 이어지고 있는 취미이자 운동 습관이다.
처음에는 출퇴근 시간을 줄이려는 목적이 컸다. 버스 정거장까지 가서,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웠다. 일단 자전거를 타고 보니 재미도 있고, 운동 효과도 작지 않은 것 같았다. 박 교수는 “출퇴근 시간에는 자전거 도로가 비어 있어 약간 속도를 내서 달리는데, 이 경우 운동 강도는 중등도 수준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가끔 맞바람이 강할 때는 페달을 밟는 하체에 힘이 더 들어가 운동 효과도 커진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탈 나이가 된 후로는 주말에 왕복 1시간 거리를 가족이 함께 다녀온다. 박 교수는 “아이가 더 크고 육아 문제가 해결되면 좀 더 멀리 자전거를 타고 나가고 싶다”며 웃었다.
박 교수는 평소 활동량을 늘리는 데도 신경을 쓴다. 굳이 운동이라 생각하지 않더라도 많이 움직이면 저절로 운동이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계단 오르기다. 박 교수는 매일 최소한 10개 층 이상은 반드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 덤으로 하체 근력도 강해진단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