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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조화 모색하는 광주[기고/방세환]

입력 | 2023-09-03 23:30:00

방세환 경기 광주시장


청와대, 북촌 한옥마을, 떡케이크, 이날치 밴드의 노래 ‘범 내려온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필자가 보기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건축, 공간, 음식, 음악이란 점이다.

청와대는 건축 당시 화재 위험과 자재 수급의 한계 때문에 한옥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는 나무로 만들 수 없었다. 그 대신 북악산의 산세와 조화를 이룬 지붕과 추녀의 곡선미로 한옥의 멋을 살렸다. 현실적인 설계의 한계 속에서 한국적 전통과 현대적 건축미를 조화롭게 표현한 것이다. 북촌 한옥마을도 마찬가지다. 한옥마을 언덕에 오르면 한국 전통가옥과 서울의 모던한 건축물을 함께 볼 수 있다. 신구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할매니얼(할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신조어) 열풍은 흑임자 떡케이크, 초코 떡케이크, 플라워 떡케이크 등 전통 떡의 재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양 리듬과 판소리 보컬의 절묘한 조화가 인상적인 ‘범 내려온다’ 영상은 전 세계 누적 조회수 6억 뷰를 훌쩍 넘겼다. 이 노래의 주인공인 ‘이날치 밴드’는 ‘조선팝 아이돌’이라고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이렇듯 전통은 문화에 풍부한 다양성을 선사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현할 때도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경기 광주(廣州)시의 역사는 1000년이 넘는다. 광주라는 지명이 처음 사용된 건 고려시대 태조 23년이다. 서기로는 940년에 해당한다. 조선시대 고종 44년(1907년)에 전국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광주군이 됐다. 일제강점기에는 18개 면이 16개 면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광주군이란 명칭은 광복 후에도 계속 이어지다 2001년 3월 21일 광주시로 승격됐다.

광주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유산도 다양하다. 먼저 남한산성, 왕실도자기, 천주교 발상지 등 다양한 역사 및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성호 이익, 순암 안정복 등 걸출한 실학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광주시는 이런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1972년부터 ‘군민의 날’ 행사를 시작해 2000년까지 총 29회 개최했다. 2001년 시로 승격한 후에는 ‘시민의 날’ 행사로 격상해 22년 동안 행사를 치렀다. 관행대로라면 올해 ‘제23회 시민의 날’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민선 8기에선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지난 ‘군민의 날’과 ‘시민의 날’ 행사의 회차를 통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23회’가 아닌 ‘제52회 광주시민의 날’ 행사가 열리게 된다.

이는 단순한 회차 부풀리기가 아니다. 우리 시의 뿌리를 소중히 여기고 품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동시에 50만 자족도시를 꿈꾸는 41만 광주시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필자는 ‘군민의 날’과 ‘시민의 날’ 행사 통합을 계기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 속에서 광주의 미래를 찾고, 동시에 광주의 미래 비전을 모색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방세환 경기 광주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