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친북 단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가 일본 도쿄에서 주최한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 모임에 참석한 무소속 윤미향 의원(오른쪽)과 임경하 총련 국장.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일본의 간토대학살 100년을 맞아 희생자를 추모하겠다면서 지난주 도쿄에서 연 행사에 참석했다. 같은 날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주최하고 주일 한국대사관과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이 후원한 추도 행사도 도쿄에서 앞서 열렸지만, 윤 의원은 불참했다.
윤 의원이 참석한 총련 행사에는 허종만 의장 등 총련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허 의장은 2020년 북한 최고등급인 ‘노력 영웅’ 칭호와 국기훈장 1급을 받은 인물이다. 윤 의원을 앞에 두고 추도사를 낭독한 한 총련 간부는 우리 정부를 “남조선 괴뢰도당”이라고 불렀고,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북한식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런 분위기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윤 의원은 국회 사무처를 통해 주일 대사관에 공문을 보내 정부로부터 입국 의전과 차량까지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개인 자격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래놓고 ‘조선노동당의 일본지부’로 평가받는 총련 행사에 버젓이 참석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란 사실을 망각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윤 의원이 정부 후원 행사를 제쳐놓고 총련을 선택한 진짜 이유가 뭔지는 알 수 없다. 윤 의원은 지금은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위성 정당 후보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유권자들은 공무 출장 때 왜 친북 단체 행사에 참석했는지 질문할 권리가 있다. 민단 도쿄본부 단장은 그에게 “현주소가 어디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적잖은 국민들도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색깔론으로 갈라치기 말라”는 말로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