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대銀, 한달새 1조5912억 늘어 ‘50년 주담대’는 3조4166억 급증 연체율 등 은행권 건전성 지표 악화 ‘주담대 폭증’ 인터넷은행 관리 강화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대한 규제 소식이 전해지자 ‘막차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 빚이 급증하는 가운데 은행권 전체 연체율은 1년 전의 두 배로 치솟았다. 가계빚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은 50년 주담대 취급 한도를 줄이는 한편 올 상반기(1∼6월)에만 주담대를 5조 원 넘게 늘린 인터넷은행에 대한 현장 점검에 돌입했다.
● 가계대출 1년 9개월 만에 상승폭 최대
50년 만기 주담대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곧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대출 수요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50년 만기 주담대를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은행들은 해당 상품에 대한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 시작했다. BNK경남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판매를 잠정 중단했고 NH농협은행도 31일까지만 이 상품을 판매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가 중단된다고 하자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며 “금융당국이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전에 ‘일단 가입하고 보자’는 고객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 은행권 건전성 지표도 악화… 금융당국 고심 커져
최근까지 주담대를 폭발적으로 늘린 인터넷은행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카카오뱅크(4∼7일)와 케이뱅크(11∼14일)에 대한 가계대출 현장 점검을 처음으로 실시한다. 두 인터넷은행의 6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21조220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5조4360억 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1조7408억 원 줄어든 점과 대비된다. 토스뱅크는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아 이번 현장점검 대상에서 빠졌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