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연일 “공산주의-反국가세력” 발언 여권선 “검사때보다 더 강경 보수” 野 “철지난 색깔론에 점입가경”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9.01.
“검사 시절보다 강성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공산 전체주의 맹종 세력’과 ‘반국가 세력’을 질타하는 발언을 내놓는 가운데 여권의 한 관계자는 3일 이같이 평가했다. 외치에서 한미일 3국 협력 제도화라는 결과물을 내놓은 윤 대통령이 국내 정치 현안을 두고 이념을 본격적으로 강조하면서 집권 2년 차 용산의 핵심 키워드가 ‘이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1일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에서도 “공산 전체주의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그리고 반국가 세력은 아직도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우리의 자유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와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회 등에서 이념을 강조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5월 “골프에서 250m, 300m씩 장타를 칠 수 있는 실력이 있는데, 방향이 잘못되면 결국 OB(out of bounds)밖에 더 나겠느냐”며 국정 방향성을 우회 언급했던 것보다 더 직설적인 표현이다.
윤 대통령의 강경 드라이브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반공이라는 보수층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모양새가 중도 확장성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데올로기만을 강조해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이 오히려 등을 돌릴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당장 야당에서는 “철 지난 색깔론에 꽂힌 대통령의 언행이 점입가경”(3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우클릭 한 게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헌법 등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은 윤 대통령의 평소 생각”이라고 했다.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엄정한 현실 인식 속에 여의도 정치 문법을 의식한 어설픈 타협을 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