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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이상 공직자, 가상자산 ‘형성과정’까지 신고해야…입법예고

입력 | 2023-09-04 12:29:00

공직자윤리법 하위법령 개정안 입법예고…12월14일 시행
8월 기준 신고 대상 29만명…4급 이상 종류·수량 명시해야
정책 입안·예산 편성 등 직무 관련자 및 기관장 보유 제한




앞으로 4급 이상 공직자는 재산등록 시 보유한 코인 등 가상자산의 종류와 수량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신고해야 한다. 특히 1급 이상은 가상자산 재산 형성과정까지 기재하고 1년 간의 거래 내역을 증빙자료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인호 인사혁신처 차장은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브리핑을 열어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은 공직자의 가상자산 재산등록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상위법 개정에 이은 후속 조치로 그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았다.

재산등록 의무자는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종류와 수량을 등록해야 한다.

가액은 국세청장이 고시하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사업장(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의 경우 등록기준일의 하루 평균가액 평균액으로 신고한다. 예컨대 재산 등록기준일인 올 12월31일 기준 일평균가액이 업비트 1000원, 빗썸 1001원, 코인원 1002원, 코빗 1003원일 경우 평균액은 1001.5원이 된다.

그 밖의 가상자산은 최종 시세가액으로 신고하되, 최종 시세가액을 알 수 없거나 사실상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 실거래가액 등 합리적으로 인정되는 가액으로 등록하게 된다.

1급 이상 재산공개대상자라면 가상자산 취득일자·취득경위·소득원 등 재산 형성과정을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재산 등록기준일 당시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지난 1년간의 거래 내역도 모두 신고해야 한다. 이때 가상자산사업자가 발급한 거래 내역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개정안은 또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기관·부서별 업무 특성을 고려해 가상자산 보유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보유 제한 직무는 가상자산 관련 정책·법령 입안·집행, 인·허가, 조세 부과·징수, 수사·조사·감사·검사, 법령상 지도·감독, 예산 편성·심의·집행 또는 공사·물품 계약 등 직무 관련성이 있는 공직자다. 장·차관 등 보고 라인인 기관장도 포함된다.

각 기관은 가상자산 보유가 제한되는 부서·직위와 보유 여부 확인 방안 등을 담은 ‘가상자산 보유 제한방안’을 수립해 매년 그 결과를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현재 ‘공무원행동강령’에 따라 가상자산 보유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기관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총 26곳이다.

이 차장은 “12월쯤 가상자산 보유제한 방안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기관별로 내려보낼 예정”이라며 “이 지침에는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조치를 포함해 좀 더 발전된 방안을 담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정보 제공동의서’에 가상자산을 추가해 관계기관으로부터 본인 및 가족의 가상자산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재산등록 시 정확한 신고를 돕기 위해 등록의무자가 동의서를 제출하는 경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금융·부동산 정보를 관계기관으로부터 제출받아 본인에게 제공하고 있다.

인사처는 다음달 16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를 거쳐 12월 14일 시행하며, 내년 정기재산변동 신고부터 적용된다. 신고 대상자는 지난 8월 말 기준 29만 명이다.

가상자산을 포함한 재산등록 사항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심사하게 된다. 누락 등 불성실 신고 사실이 확인되면 경중에 따라 경고, 과태료 부과, 해임 또는 징계의결 요청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 차장은 “이번 입법예고로 가상자산 재산등록을 위한 제도적 초석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공직자들에게 성실한 가상자산 등록을 유도하고 이를 엄정히 심사해 부정한 재산 증식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상자산사업자로부터 보유 현황에 대한 정보를 받아 자산의 흐름과 기존 재산신고·소득 자료 등을 통해 제대로 신고됐는지를 철저하게 검증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