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서 과자 훔친 뒤 쫓아 온 업주 목 조른 20대 “재밌었다”

무인점포에서 3500원어치 젤리와 과자 등을 훔치고, 뒤쫓아 온 업주를 폭행까지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김형진)는 강도상해와 절도 혐의로 기소된 A 씨(27)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월 16일 오전 9시 25분경 강원 원주시 한 무인점포에서 3500원 상당의 젤리와 과자를 훔쳐 달아나다가 업주 B 씨(32, 여성)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그는 젤리와 과자를 훔친 뒤 B 씨에게 들키자 달아났다. 그러자 B 씨는 A 씨를 뒤쫓아 간 뒤 “계산만 하면 된다. 계속 이러면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타일렀다. 이 말을 들은 A 씨는 별안간 B 씨에게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또 B 씨의 아이가 타고 있던 유모차 가림막을 훼손하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A 씨는 훔친 과자를 B 씨에게 던지고 목을 조른 뒤 B 씨가 바닥에 쓰러지자 얼굴을 걷어차는 등 약 20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A 씨는 범행 전날에도 또 다른 무인점포 2곳에서 각각 500원, 1700원 상당의 과자를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것이 재밌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공분을 샀다.

1심 재판부는 “죄책감 없이 범행을 반복해 저질렀고 강도상해 범행 중 피해자의 목을 강하게 조르기도 하는 등 주변 목격자들이 없었다면 더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게 재밌었다’고 진술하는 등 범행에 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