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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인건비 오르고 설탕도 인상 조짐…고심 커지는 식품업계

입력 | 2023-09-04 16:54:00

원유가 인상으로 흰우유 가격 10월부 인상
인건비 이어 설탕값 인상 전망까지 더해져




최근 원유가격과 최저임금 인상에 더해 설탕까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며 식품업계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당초 정부는 원유가격 인상이 식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다른 원부자재 부담까지 겹쳐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지난 7월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을 ℓ당 88원 오른 1084원으로 결정했다. 2013년 이후 10년 만의 가장 큰 인상폭으로, 원유를 주재료로 하는 흰우유 가격도 올 하반기 오른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흰우유 제품인 ‘나100%우유’ 1000㎖의 출고가 인상률을 3% 수준으로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의 소비가 가격은 2900원 후반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우유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하는 등 물가 안정 기조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도 흰우유 가격을 저울질하고 있다. 당초 원유 가격 인상폭이 큰 만큼 흰우유 1000㎖ 및 900㎖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지만,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인상폭을 최소화하면서 다른 유업체들도 인상폭을 최소화할 전망이다.

유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식품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원유 가격이 오른 뒤 일부 기업은 아이스크림 가격을 약 20% 올렸다. 제과 업계도 약 10% 수준으로 인상한 바 있다.

올해 원유가격 협상을 앞두고 우유가격 상승으로 식품가격 전반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자 정부는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류는 우유·유제품 비중이 각각 94%, 59%에 달한다”라면서도 “빵에는 버터가 5% 이내로 과자에는 1% 이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식품 중에선 우유 및 유제품 비중이 높지 않아 가격 인상 요인이 제한적”이라며 밀크플레이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실제로 아이스크림의 경우 ‘막대 아이스크림’으로도 불리는 하드류에 사용되는 원유는 적지만 콘이나 퍼먹는 아이스크림 등은 원유 비중이 90%를 넘기도 한다. 유업계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생산·유통 기업의 원부자재 부담이 높아지는 이유다.

제과·제빵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이나 유업계에 비해 제품에 사용하는 원유 비중이 적은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일부 제품이 사용하는 버터 등의 경우 원유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 원부자재 부담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원유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기업보다는 부담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원부자재 부담이 전반적으로 높다보니 부담이 더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가격도 문제지만 물류비용과 인건비 등 영업비용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어 많은 면에서 부담을 감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저임금위원회는 2024년 최저임금을 시급 9860원으로 결정했다. 209시간 기준 월급은 206만740원이다. 올해 시급 9620원·월급 201만580원)보다 약 2.5% 높아졌다.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이 5%씩 오른 점을 고려하면 인상폭은 낮아졌지만, 기업의 부담은 계속 누적된 셈이다.

국내 설탕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예상까지 더해지며 기업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선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올 10월부터 설탕 수출을 금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설탕 가격은 이미 상승세다. 사탕수수 주요 재배지인 인도와 브라질 등지의 가뭄이 이어지면서다.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지난해 8월 파운드당 17센트였던 설탕 선물 가격은 지난 29일 25.45센트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인도가 설탕 수출을 금지하면 글로벌 원당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국내 설탕 가격은 또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