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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못 받으면 사망까지…‘등산과 성묘의 계절’ 쯔쯔가무시병 주의보

입력 | 2023-09-05 14:30:00

경기도의 한 공원에서 나들이 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뉴스1


무더위가 가고 어느덧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면서 등산이나 공원에 나들이 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추석을 앞두고 벌초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 이처럼 야외활동이 잦은 시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쯔쯔가무시병이다.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감염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털진드기 유충은 사람이 호흡을 할 때 나는 냄새를 감지해 피부에 붙어 피를 빨아먹는다. 이때 털진드기에 물린 사람은 유충에 있던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다.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될 경우 1~3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 고열, 두통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기침, 구토, 근육통, 복통,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전신에 걸친 발진과 더불어 물린 부위에는 전형적인 딱지가 생긴다. 말라리아나 장티푸스, 뎅기열, 렙토스피라 등과 증상이 비슷해 오인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쯔쯔가무시병으로 진단되면 항생제 치료와 대증적 치료를 해야 한다. 사람 사이에서 전파가 일어나는 병이 아니므로 격리할 필요는 없다. 합병증이 없어 수일간 고열이 지속되다 괜찮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적절히 치료받지 않으면 뇌수막염, 장기부전이 발생하거나 패혈증, 호흡부전, 의식 저하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서진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쯔쯔가무시병은 주로 농촌에 거주하거나 군인 등 산과 들의 야외활동이 많은 경우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을철 등산이나 성묘 시에도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이전에 한 번 걸렸더라도 항원성이 다양해 다시 감염될 수 있으며 예방 백신도 없다. 따라서 가을철 야외활동 시에는 털진드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서 교수는 “가을철 야외활동시 긴소매 옷, 긴 양말로 피부노출을 줄이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털진드기 유충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감염이 의심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감별과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감염으로부터 오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