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제치고 세계인구 1위 오른 인도 K팝-드라마 등 한류 열풍 힘입어… 한국車-스마트폰 입지 탄탄히 구축 ‘니켈 세계1위’ 광물 풍부한 印尼 “전기차-배터리 동남아 전진기지”… 현대차-LG, 현지 공장-연구소 러시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순방길에 오른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에서 쓴맛을 본 한국 기업이 풍부한 자원과 거대 내수 시장을 가진 두 나라로 눈길을 돌려 투자와 협력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이다.
●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두 나라
올해 1∼7월 기준으로도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각각 한국의 11대, 13대 교역국으로 올라섰다. 2020년에는 인도가 13번째, 인도네시아는 15번째 교역국이었는데 두 계단씩 뛰었다.
● 인도 투자 늘리는 한국 기업
1998년 일찍이 인도 첸나이에 공장을 세운 현대자동차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했다. 기아와 합쳐 현지 생산 130만 대 체제(연간)를 구축했다. 올 1∼7월 승용차 판매에서도 현대차는 점유율 14.6%로 2위, 기아는 6.6%로 5위에 올라 인도 로컬 업체들과 경쟁 중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4∼6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로 1위를 지켰다. 삼성은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연간 1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PC)는 5위권에 올라 있다. LG전자는 인도 노이다 및 푸네 공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현재 530여 곳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메이드 인 인디아’ 캠페인을 펼치면서 국내 공장 설립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투자가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인도네시아, 전기차 전환 거점화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산 자동차 수출량 합계는 29만82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1%가 늘었다. 이 중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 다른 나라로 수출한 차량은 3만1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 많았다.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짓고 있는 배터리 셀 공장이 내년부터 가동되면 인도네시아는 그야말로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동남아 허브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이 밖에 한국 가전제품과 한류 열풍을 등에 업은 문화 콘텐츠, 철강 시장 등의 부문에서도 한국의 주요 교역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다. LG전자는 7월 자사 최초 해외 연구개발(R&D) 법인을 인도네시아에 출범시켰다. 기존 현지 생산공장에 이어 R&D 시설까지 마련해 커져가는 인도네시아 시장과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박형선 무역협회 자카르타지부 지부장은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강소기업들은 대안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경우 넓은 내수 및 해외 수출용 전진 기지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