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으로 지하 주차장 붕괴 LH, 철거 후 2028년 준공하기로 시공사 GS건설과 보상협의는 ‘아직’ 입주예정자 “정부가 보상안 개입을”
4월 29일 지하주차장 일부가 무너진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고,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이 현장은 사고 이후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이 결정됐다. 인천시 제공
올해 4월 총체적인 부실 공사로 지하주차장이 무너지면서 전면 재시공이 결정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가 내년 2분기(4∼6월)에야 철거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입주가 5년이나 미뤄진 입주예정자들은 지낼 곳조차 마련하지 못해 애가 끓고 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GS건설은 서로 소통조차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LH와 GS건설 등에 따르면 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검단 아파트의 본격적인 철거는 내년 2분기 중 시작될 예정이다. GS건설이 철거를 위한 안전관리계획서를 작성해 LH와 국토안전관리원에 제출하고, 이들 기관이 승인하면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간다. LH는 2025년 하반기까지 해체 공사를 완료한 뒤 재시공에 들어가 2028년 하반기(7∼12월) 새 아파트를 준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체 1666채 규모인 이 아파트는 올 12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올 4월 지하주차장이 무너지며 전면 재시공이 결정됐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지붕을 받치는 기둥에서 보강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파악됐고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모든 단계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나며 GS건설은 국토부로부터 최고 수준의 징계인 영업정지 10개월 처분을 받게 됐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예정자들은 평생의 꿈으로 마련한 집이 무너지면서 삶의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 새 집으로의 이사만 기다리시는 아흔이 넘은 어르신에게 이 소식을 전하지 못한 가구도 있다”며 “지원에 대한 논의는 진전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GS건설은 조만간 입주예정자협의회에 큰 틀에서의 피해 보상 계획을 전달할 방침이다. 하지만 LH는 GS건설과 사전에 보상안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피해 보상안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또 GS건설은 피해 보상과 철거, 재시공에 드는 비용을 약 5500억 원으로 산정해 이를 모두 부담하겠다고 밝혔지만 LH는 세부적으로 피해 보상에 얼마나 투입되는지 등 구체적인 산정 내역조차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피해 보상을 포함해 전면 재시공에 드는 비용이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사고를 주도적으로 수습해야 할 시행사와 시공사 간 소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 피해가 입주예정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국토부나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입주 예정자인 인천시민이 입주 지연에 따른 고통과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인천시와 서구 등 지방자치단체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게 입주 예정자들의 주장이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