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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수소트램, 세계 수소 경제도시로 가는 첫발”

입력 | 2023-09-06 03:00:00

2029년 세계 첫 수소트램 개통
최고 시속 70km로 최대 245명 수송, 태화강역∼신복로터리 오갈 예정
독일-폴란드와 벤치마킹 등 협력
수소 시범도시 인프라 구축
12.5km 구간에 전용배관 설치해… 태화강역의 수소복합 허브와 연결
수소전기차-트램 충전기지로 활용



김두겸 울산시장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수소 도시철도(트램) 건설사업 정부 통과를 발표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수소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도시철도인 트램(tram·노면전차)을 유치한 울산시가 세계적인 수소 경제 도시 구축에 나선다. 대중교통체계 강화라는 효과에 그치지 않고 수소 기반의 산업·관광·도시 개발을 일으켜 울산의 미래를 바꾸는 마중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5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8일과 9일 트램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을 방문해 운영 정책 등을 벤치마킹 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베를린 교통공사 차량기지와 관제 센터 등을 방문해 트램 운영 방안과 철도 중심 교통 정책을 살펴볼 계획이다. 13일엔 울산시 교통국 등이 폴란드 바르샤바의 트램 운영사 티더블유(TW)를 찾아 트램 운영 체계와 전문 지식, 운전 기술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마련한다.

울산 도시철도(트램) 1호선은 지난달 23일 기획재정부 심의를 통과했다. 울산 태화강역과 신복로터리를 잇는 11km 길이의 노선으로, 정류장 15곳이 설치될 계획이다. 트램은 도로에 레일을 설치하고 운행한다. 최고 시속 70km로 달리며 배차 간격은 10분, 이동 시간은 출발지부터 종점까지 27분 30초가 걸린다. 객차는 폭 2.65m, 높이 4m 규모의 5량으로, 길이는 35m다. 탑승 인원은 최대 245명이다. 사업비는 국비 60%, 시비 30% 등 3297억 원이 들어간다. 실시설계 등의 과정을 거쳐 2026년 착공해 2029년 개통 예정이다.

울산시가 추진하는 트램은 수소를 동력원으로 한다. 수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동력으로 삼는 수소연료전지차와 같은 원리다. 공해, 소음, 진동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울산시는 트램 건설을 계기로 국내외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쥔 울산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수소 트램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2500km의 실증 구간을 채우기 위해 연말까지 4.6km 노선(태화강역∼울산항역)을 매일 다닌다. 세계 최초로 수소를 동력원으로 하는 트램의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사업이다.

수소 생산부터 공급과 활용까지 가능한 수소 시범도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석유화학 공정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수소를 배관을 통해 옮긴 뒤 차량 충전과 도심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다. 시는 남구 여천오거리에서 태화강역을 거쳐 북구 율동지구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잇는 12.5km 구간에 지름 20cm의 수소 전용 배관을 설치하고 있다. 현재 공정은 95% 수준이다. 이 배관은 태화강역에 들어설 최첨단 수소 복합 허브로 연결되고, 수소 전기차와 트램 1호선의 충전 기지로 활용된다. 울산시가 계획하는 트램 2호선까지 확정되면 차량기지가 들어설 효문공단까지 약 2km 길이의 수소 배관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트램 3, 4호선까지 차례로 완공되면 전역에 수소 배관이 설치돼 울산이 수소 경제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수소 산업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도 개발한다.

울산시는 트램 설치가 십수 년째 해법을 못 찾고 있는 태화강역 일원 개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이전 예정) 부지 개발, 옛 울주군청사 부지 개발 등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순철 울산시 교통국장은 “트램 1호선 노선이 이들 지역을 지나면서 접근성이 높아져 유동 인구가 늘어나는 등 개발에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수소 트램은 수소 인프라가 잘 갖춰진 울산이라서 가능한 도시철도로, 전 세계 최초 사례”라며 “성장 정체기인 울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