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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실용성 다 잡았다… ‘한복 근무복’ 인기

입력 | 2023-09-06 03:00:00

문체부, 3년째 한복 근무복 개발
“세련되고 편해” 민간기업도 도입



한복 디자이너 이서정, 이혜미, 정혜진 씨가 제작한 열차 승무원 한복근무복을 입은 모델들이 KTX 열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디자이너들은 서양복 패턴으로 근무복을 만들며 한복의 깃 디자인을 살리는 등 전통의 미를 강조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근무복을 보고 ‘유명 브랜드 옷 같다’ ‘색동 오방색 무늬가 예쁘다’ ‘사고 싶은데 어디서 구매할 수 있냐’란 이야기를 많이 해요.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실용성까지 갖춘 근무복이라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교통센터 지하 1층 한국문화재재단 여행자센터에서 근무하는 한수아 씨(35)의 말이다. 한국문화재재단 여행자센터에 근무하는 직원 8명은 올 3월부터 한복 근무복을 입고 일하고 있다. 근무복 디자인 및 제작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한복근무복 개발 및 도입지원 사업을 통해 선발된 한복 디자이너 정혜진 송화바이정 대표(41)가 도맡았다.

정 씨는 “근무자들이 일하기 편하도록 구김이 없고, 세탁을 해도 옷감의 변형이 없는 폴리에스터 원단을 활용해 만들었다”며 “실용성을 가미하되 한복의 라인 등 고유의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한국문화재재단 여행자센터 외에도 한복근무복 개발 사업을 통해 광주민속역사박물관, 경기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전북 군산컨트리클럽 직원들의 근무복을 제작했다.

문체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2020년부터 진행한 한복근무복 개발 사업은 매년 경력 5년 이상의 중진급 한복 디자이너 5인을 공모해 1인당 2250만 원씩 지원한다. 올해까지 총 22명의 디자이너가 선정됐다. 매년 선정된 디자이너들은 그해 1인당 75종 이상의 한복근무복 디자인을 개발한다.

이들이 개발한 한복근무복은 서울 종로구 한복마름방 내 쇼룸에서 상설 전시 중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한복박람회 한복상점에서도 소개됐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한복근무복 도입을 희망하는 기관 및 기업을 대상으로 상시 디자인 컨설팅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문의 전화는 02-398-1635. 현재까지 이 사업을 통해 국립한글박물관, 세종학당재단, 주터키한국문화원, 주영한국문화원 등 총 30개 기관에서 한복근무복을 도입했다.

민간 기업 중 처음으로 한복근무복 개발 사업을 통해 올 4월부터 한복근무복을 도입한 군산컨트리클럽의 박정훈 팀장(42)은 “근무복 디자인이 현대복 같으면서도 한복 느낌이 세련되게 난다”며 “레스토랑 등 식음료 서비스 파트의 종사자들의 경우 편의성을 위해 옷고름을 없앤 디자인의 옷을 도입하는 등 근무 파트별 성격에 맞춰 근무복을 제작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