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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에도… ‘내 편’ 절실한 北, 러 먼저 손잡아

입력 | 2023-09-06 03:00:00

[한미일 vs 북중러 신냉전]
北-中, 對러 무기지원 놓고 입장 차
김정은, 첨단기술 확보 우선한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군사 협력 등을 논의하러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왜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4년 5개월 만의 첫 해외 행선지로 택했는지 주목된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대러시아 지원을 둘러싼 북한과 중국 간 입장 차가 북-러 간 노골적인 밀착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5일 “중국은 북한에 대러시아 무기 지원 등에 대해선 사실상 불편한 기색을 표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동안 겉으론 러시아 지지 의사를 나타내면서도 뒤로는 미묘한 줄타기를 해 왔다. 유럽연합(EU) 등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노골적인 대러시아 무기 지원 등은 불편하게 여긴 것. 이에 이러한 기류를 북한에 전달했지만 당장 러시아의 첨단기술 지원 등이 절실한 북한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러시아에 우선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은 혈맹으로 여겨지는 중국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고립돼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필요한 걸 제공해 줄 것으로 판단되는 러시아의 손을 먼저 잡았다는 의미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강력한 대북 제재 속 운신의 폭이 좁은 북한으로선 노골적으로 밀어주고 끌어줄 ‘우리 편’이 필요한데 그에 러시아가 제격인 상황”이라고도 했다. 특히 중국에는 실질적으로 줄 수 있는 게 거의 없지만 포탄 등 러시아가 절실하게 필요한 건 제공할 수 있는 북한 입장에선 러시아가 서로의 필요에 맞는 상대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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