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기업 ‘조용한 해고’]
‘23만3537명.’
미국 웹사이트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아이(layoffs.fyi)가 각 기업 발표와 주요 언론 보도 내용을 토대로 집계한 전 세계 주요 테크(첨단 기술) 기업의 올해 누적 해고자 수다.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해고된 직원 수지만, 이미 지난해 테크 기업의 전체 감원 규모(16만4744명)를 넘어섰다.
감원 규모는 특히 올해 1분기(1∼3월) 16만7398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고용불안 분위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 테크 업계의 실적이 악화했고 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 조달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2분기(4∼6월) 순이익이 200억8000만 달러(약 26조59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9% 늘어난 상황에서도 7월 1000여 명의 추가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테크 기업들도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올해 들어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테크 업계가 2010년경부터 꾸준히 성장하다가 사실상 처음으로 구조적 위기를 경험하는 상황이라 더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