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잡혀가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90 달러를 돌파,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 및 각국 중앙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주요 산유국이 감산 연장을 선언, 국제유가는 일제히 상승해 배럴당 90 달러를 돌파했다.
◇ 국제유가 10개월래 최고 :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1.9% 상승한 배럴당 87.18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사우디는 10월까지 감산을 연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감산 기간을 더 연장한 것.
세계 두 번째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도 사우디를 추종해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양국은 일단 감산을 연장한 뒤 수급 상황을 보아가며 월별로 감산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연내 100 달러 갈수도” : 국제원유시장 분석가들은 주요 생산국의 이 같은 움직임으로 브렌트유는 물론 WTI도 연내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국채수익률(시장금리)도 급등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8% 급등한 4.258%를 기록했다.
국채수익률이 급등함에 따라 미국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는 0.56%, S&P500은 0.42%, 나스닥은 0.08% 각각 하락 마감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키스 러너는 “유가가 상승하면 다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연준의 일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유가 상승으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 확률이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잡혀가고 있는 추세였다. 지난 7월 CPI는 3.2%를 기록, 연준의 목표치인 2%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연장, 당분간 국제유가는 상승할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연준뿐만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