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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일학 개미’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중화권 주식 보관액이 올해 들어 20% 가까이 줄어든 반면, 일본 주식 보관액은 30% 넘게 늘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005억9788만달러로 올해 1월 초 767억6749만달러에서 31.04% 늘었다. 상반기 998억3481만달러에서 하반기 들어 1000억달러를 돌파한 외화증권 보관액은 꾸준히 증가세다.
그중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초 26억5319만달러에 불과했던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지난달 말 34억7622만달러로 3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화권(중국·홍콩) 보관액이 38억4869만달러에서 31억2856만달러로 18.71%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일본 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아이셰어즈 20년물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로, 5709만9108달러 사들였다. 일본 시장에서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로, 엔화 저평가로 인한 환차익을 노림과 동시에, 금리 하락에서 오는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렸다.
일본 주식 투자가 늘면서 증권사들도 진입장벽을 낮추며 소비자 모시기에 분주하다.
신한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일본 주식 온라인 매수 수수료 제로(ZERO)’ 이벤트를 하기로 했다. 엔화 환전 수수료 95% 우대 혜택도 있다. 유안타증권도 일본 주식 거래 서비스를 오픈하고 연말까지 일본 주식 거래 투자자를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ETF 등 투자상품 개발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이 일본 주식을 직접 투자하려면 최소 100주를 순매수해야 하는데, ETF를 통하면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일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상장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