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공개하고 있다. 2023.9.6/뉴스1 ⓒ News1
문화재청은 6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언론에 공개했다.
나전칠기는 자개로 무늬를 장식하고 칠을 한 공예품이다. 목재, 옻칠, 자개,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며, 작게 오려낸 자개를 일일이 붙여 꽃과 잎의 문양을 장식하는 등 고도의 정교함과 복잡한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되기 때문에 ‘공예 기술의 집약체’라고 일컬어진다.
문화재청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공개하고 있다. 2023.9.6/뉴스1 ⓒ News1
가로 33㎝, 세로 18.5㎝, 높이 19.4㎝의이번 나전칠기 상자는 문양과 보존 상태가 고려나전을 대표할 만큼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현존하는 고려 나전칠기가 전 세계 20건에도 못 미치고, 3점을 제외한 나머지가 외국에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에 공개된 나전칠기 상자는 국보급 유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작품은 13세기 것으로 추정된다. 문양을 살펴보면 고려 나전칠기의 대표적인 문양인 국화넝쿨무늬, 모란넝쿨무늬, 연주(連珠) 무늬가 고루 사용됐다. 전체 면에 자개로 약 770개의 국화넝쿨무늬를 장식하고, 뚜껑 윗면(천판) 테두리의 좁은 면에는 약 30개의 모란넝쿨무늬를 배치했다. 외곽에는 약 1670개의 연주무늬가 촘촘히 둘러져 있다. 사용된 자개의 수만 약 4만5000개에 달한다.
C자형 금속선으로 국화꽃무늬를 감싸고 있는 넝쿨줄기를, 두 선을 꼰 금속선으로 외곽 경계선을 표현했다. 국화꽃무늬는 중심원이 약 1.7㎜이며, 꽃잎 하나의 크기는 약 2.5㎜에 불과할 만큼 정교한 기술을 자랑한다.
문화재청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공개하고 있다. 2023.9.6/뉴스1 ⓒ News1
나전칠기 상자는 일본에서조차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다가 지난해 7월 재단의 일본 현지 협력망을 통해 최초로 확인된 후, 문화재청과 재단이 1년여간의 치밀한 조사와 협상 끝에 지난 7월 환수에 성공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X선 촬영 등 과학적 조사를 통하여 정밀 분석을 했으며, 그 결과 목재에 직물을 입히고 칠을 한 목심저피칠기(木心苧被漆器)로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칠기 제작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