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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54억 법인세 취소 소송’ 항소심도 승소

입력 | 2023-09-06 15:53:00

헝가리 법인에 특허권 사용료 785억원 지급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 128억원 법인세 고지
74억 환급 받은 후 나머지 금액에 대해 소송
LG전자 2심도 승소…法 "국세청 항소 기각"




LG전자가 헝가리 법인에 지급한 특허권 사용료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재차 나왔다.

6일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최수환)는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를 상대로 “법인세 원천징수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12월 미국 법인 A사의 자회사인 헝가리 소재 B사와 반도체·소프트웨어 사용권 계약을 맺고 2012년부터 5년간 785억원가량의 사용료를 지급했다.

LG전자는 한국·헝가리 조세조약에 의해 B사에게 지급한 비용은 법인세 원천징수 대상에서 면제된다고 판단하고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국세청은 지난 2017년 세무조사에서 해당 거래의 실질적 수익 소유자는 A사라고 판단했고,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LG전자가 낸 사용료를 소득으로 분류, 법인세 원천징수를 주장했다. 이후 과세당국은 LG전자에 원천징수분 법인세 약 128억원을 경정·고지 했다.

이에 LG전자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해 74억원가량을 환급받았다. 다만 청구 내용 중 나머지가 기각되자 서울행정법원에 54억여원의 법인세 원천징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소가는 약 18억원이었는데 민사소송 등 인지규칙에 따르면 행정소송의 소가는 청구가 인용됨으로써 원고가 납부의무를 면하게 될 금전의 1/3로 계산한다.

1심 재판부는 “B사의 소득을 A사에 이전해야 하는 법적, 계약상 의무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론 B사가 납세 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도관회사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LG전자에 부과한 54억원 상당의 법인세 원천징수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과세당국은 1심의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역시 1심의 판단이 정당했다고 보고 과세당국의 항소를 기각했다.

LG전자 측의 승소가 확정될 경우 LG전자는 과세당국이 부과한 약 128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모두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