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뉴스1
“음료수를 사주겠다”며 초등학생을 유인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이 무죄를 받고 풀려났다.
법원은 피고인이 미성년자를 유인하려고 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고 동기 역시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마를 매수하고 이를 흡연한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주영)는 6일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37)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검찰의 보호관찰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 4월13일 경기 의정부시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초등학교 5학년 B군에게 “음료수를 사주겠다”며 접근해 자신의 차량으로 유인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 자리에서 즉시 도망친 B군은 이 사실을 담임 선생님께 알렸고, 학교 측은 다음 날 오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A씨 동선을 추적, 14일 오후 양주시 한 자택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A씨 집 안에서는 대마와 흡연기구가 발견됐으며, 소변검사 결과 대마 양성 반응도 나왔다. 이후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A씨가 대마를 매수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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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피해아동의 기존 생활관계를 이탈시켜 자신이 지배하려고 했다는 범행동기 역시 뚜렷하지 않아 의심이 든다며 무죄판단의 근거로 작용했다.
다만 대마를 매수하고 흡연한 사실에 대해선 수사기관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했을 때 유죄로 봄이 마땅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마 관련 사건으로 기소유예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마를 매수하고 흡연했다.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약 6개월간의 구금생활을 하며 반성하는 점, 기소유예 처분을 제외한 특별한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