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하얏트 난동’ 수노아파 조직원 측 “친목단체에 불과”

입력 | 2023-09-06 19:12:00

사모펀드 손해보자 호텔서 난동 혐의
주범 측 "난동부렸다고 생각 않는다"
조직원 측 "탈퇴 느슨…친목모임 비슷"
대부분은 "조직 가입 인정" 혐의 시인




배상윤 KH그룹 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자 배 회장이 인수한 유명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된 조직폭력 조직원들의 첫 공판이 6일 열렸다.

37명의 조직원 중 대부분은 조직 가입과 관련한 혐의를 인정했지만 난동 사건에 관여하거나 폭력조직을 주도한 혐의 등을 받는 일부는 혐의를 부인하는 등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이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이용·지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모(51)씨 등 37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정식 공판기일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기 때문에 기소된 조직원 37명 모두가 법정에 출석했다. 구속 상태의 피고인들은 갈색과 청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불구속 피고인들은 주로 무채색 계열의 옷을 입고 법정에 섰다. 이들 중 일부는 팔과 다리에 문신이나 흉터가 있었지만 소란없이 비교적 차분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됐다.

주범으로 지목된 윤씨 측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공소사실을 일체 부인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호텔에서) 난동 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른 조직원 측 변호인도 “조직원이 아니고 위세와 과시가 없었기 때문에 혐의를 부인한다”며 “(호텔 난동 혐의는) 가서 구경한 정도고 실제로 공모한 게 아니라 그저 서 있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또 다른 조직원의 변호인은 수노아파가 친목 모임과 비슷한 성격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범죄단체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이어나갔다.

변호인은 “범죄단체 존속 유지를 위해선 자유로운 탈퇴를 막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게 통상적”이라면서도 “피고인들 각각 직업이 있는 상황에서 파트타임 식으로 조폭 단체를 했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사실상 서로 친하게 지내고 아는 선후배 사이는 맞지만 원로 조직원이라고 알려진 최모씨만 해도 알지 못한다”며 “가입·탈퇴가 느슨한 점 등을 볼 때 어떻게 보면 친목 모임과 비슷한 성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하는 피고인과 부인하는 피고인별로 나눠서 재판을 심리할 계획이라면서 난동 당시 현장에 있었던 호텔 직원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씨 등 12명은 지난 2020년 10월 말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3박4일간 숙박하면서 배 회장과 면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호텔 직원들을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머지 인물은 수노아파를 구성하고 활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레스토랑 밴드 공연 중이던 악단과 손님들에게 욕설을 하고 공연중단을 강요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호텔 직원들이 막았지만, 전신의 문신을 드러낸 채 단체로 사우나를 이용하고 객실에서 흡연을 하거나 조폭식 인사를 하는 등 호텔을 활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노아파는 조직원 약 120명으로 구성된 목포 지역 폭력조직(1997년 6월 유죄 선고)이다.

검찰은 난동 사건이 폭력조직 간 이권 다툼이라고 보고 있다. 배 회장 역시 폭력조직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배 회장은 여러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데 현재는 해외 도피 상태로 인터폴 적색수배 및 여권무효화 조치가 내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