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2025학년도 수시에 도입 ■ 성적보다 학습 의지 본다 ■ 카카오 계약학과 신설
가천대는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지역균형 전형에서 진로선택과목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A∼C의 성취도평가인 진로선택과목만 반영하는 대학은 처음이다. 가천대 제공
‘공통과목, 일반선택과목 성적 전혀 보지 않고 진로선택과목 성적만 반영.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음.’
최근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가천대의 2025학년도 수시모집 지역균형전형(학생부교과전형) 선발 방법이다. 진로선택과목은 등급(1∼9등급)을 산출하지 않고 A∼C로 성취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100점짜리 시험을 3단계로 평가하는 만큼 A를 받는 학생이 더 많을 수 있다. 진로선택과목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나 흥미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 듣는 것으로 지원자의 적성을 파악할 수 있지만, 필수인 공통과목 점수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입시업계는 놀란다.
● 진로선택과목만으로 학생 선발
가천대가 공개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가천대는 374명을 선발하는 지역균형전형 1단계로 학생부 교과 100%를 반영해 7배수를 뽑는다. 이는 2024학년도에도 동일하지만, 2025학년도에는 반영교과(국어, 수학, 영어, 사회·과학)별 진로선택과목만 반영한다는 게 큰 차이다. 2024학년도에는 공통과목,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을 모두 반영한다. 2단계에서 ‘면접 50%+1단계 성적 50%’를 보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없는 것은 동일하다.가천대 입학처 관계자는 “2014년부터 고등학교에 성취평가제가 도입됐는데 대학 입시는 여전히 상대평가를 활용한다”며 “각 고등학교에서 설정한 성취 기준을 달성했다면 역량을 갖춘 학생으로 보고 해당 평가를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가천대 합격자들의 성적을 분석해봐도 평가에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2018∼2023학년도 가천대에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 가운데 진로선택과목을 모두 A 받은 학생의 평균 교과 등급은 3.26이다. 또 같은 기간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입학해 가천대에서 2학기 이상 재학한 학생 가운데 고교 내신 4등급 이하인 학생의 평균 평점은 3.56이다. 이 점수는 가천대에 수능으로 입학한 학생들보다 높다.
이에 대해 가천대 관계자는 “진로선택과목만으로 평가해도 가천대에서 공부하는 데 필요한 소양을 갖춘 학생을 충분히 선발할 수 있다”며 “특히 진로선택과목을 열심히 들은 학생은 자신이 흥미 있는 공부에 의지가 있다는 뜻인데 대학 공부는 성적보다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내 최초 클라우드 전문가 양성
2025학년도 지역균형전형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천대는 면접 기간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올해의 경우 10월 7∼9일로 3일간 치를 예정이지만, 내년에는 1주일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수능 전에 면접을 보는 것은 똑같이 할 방침이다. 가천대는 이처럼 우수한 학기를 평가에 많이 반영하는 방식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도입했다. 가천대 관계자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누구나 방황하고 실수할 수 있는데 그때의 성적을 과감하게 반영하지 않거나 조금만 반영하고 잘한 것을 집중 평가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지역균형전형에서 2단계 면접을 볼 때는 지원자의 교과성적 정보가 면접위원들에게 제공되지 않는다. 이는 2024학년도와 2025학년도 모두 동일한 방침이다. 면접위원이 지원자의 교과성적을 보고 선입견이나 편향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성 40%, 계열(전공)적합성 40%, 의사소통역량 20%로 평가하는 것 역시 올해와 내년에 동일하다.
한편 가천대는 2024학년도에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전문가를 양성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신설한다. 가천대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24학년도에 IT융합대학에 클라우드공학과를 신설하고 신입생 30명을 선발한다. 학생들은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졸업 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우선 채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