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라브미아라, 정부대리인 거부 “재판받는 총리가 개편추진은 불법 해임해도 두렵지 않아” 소신 발언
“해임은 두렵지 않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을 거듭 비판해 온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64·사진)이 극우 정권의 폭주를 제어하는 ‘소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해 2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에 의해 여성 중 최초로 검찰수장에 올랐다. 같은 해 말 세 번째 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총리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라도 국회 과반(61석)의 동의가 있으면 뒤집을 수 있고, 대법관 추천위원회의 인사 또한 대거 친정부 인물로 채우는 사법부 무력화 법안을 강행하자 줄곧 제동을 걸고 있다.
그는 현직 총리 최초로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구속을 막기 위해 이 법안을 강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수차례 “재판을 받고 있는 현직 총리가 사법부 개편을 추진하는 건 불법” “총리가 나를 해임해도 두렵지 않다”며 강도 높은 소신 발언을 이어왔다. 일부 극우 의원들이 검찰총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을 내며 자신을 압박하고 있지만 굴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검찰총장 한 사람의 힘으로 이 법안 자체를 무효화하긴 쉽지 않지만 정부 일원인 그가 이 사안을 꾸준히 비판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여론의 지지가 높다.
1959년생인 바하라브미아라 총장은 텔아비브대에서 법학 전공으로 학·석사 학위를 땄다. 1985년 검찰에 입문했고 정보요원 출신의 남편과 세 자녀가 있다. 텔아비브 지방검찰청에 재직할 당시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정부의 불법 행위를 문제 삼는 소송을 내자 정부를 대변하며 소송 기각을 이끌어냈다. 즉 친팔레스타인 성향이 아닌 그조차 사법부 무력화 법안을 문제 삼을 정도로 네타냐후 정권이 극우 일변도의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이 상당하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