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운전습관 사고위험 키워 목·허리 등 근골격계 통증도 유발
잘못된 운전 습관은 사고 위험을 키운다. 특히 도로교통공단의 휴가철 렌터카 사고 분석에 따르면 자차 보유율이 낮고 운전 경험이 적은 20대 운전자들의 교통사고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보 시절부터 건강한 운전 습관을 들인다면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7일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운전 습관에 대해 알아봤다.
운전을 시작한 초기에는 10시10분과 9시15분 방향에 맞춰 운전대를 양손으로 잡는다. 하지만 운전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이후 콘솔 박스나 창문에 기댄 채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 한 손으로 운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운전습관은 급변하는 도로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작은 흔들림에도 민감한 고속 주행 시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비스듬한 자세로 앉거나 몸을 한쪽으로 치우친 채 운전을 계속하면 신체의 좌우 균형이 무너져 ‘부정렬증후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정렬증후군은 근골격계 통증뿐 아니라 소화불량이 동반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걸음걸이가 틀어지거나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 골관절염, 만성요통 등의 원인이 된다.
급가속, 급출발, 급감속을 뜻하는 ‘3급 운전’이 있다. 운전면허시험에서도 감점의 원인이 되는 3급 운전은 면허 취득 후에도 초보운전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로 자신은 물론 주변 운전자들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신체의 중요한 부위 중 하나인 경추(목뼈) 건강을 위해서도 3급 운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지한 상태에서 갑자기 차량이 움직이거나 멈추면 목이 크게 흔들려 경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급정지 상황에서 목이 격하게 흔들리면 경추가 채찍처럼 앞뒤로 과신전·과굴곡돼 ‘편타성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편타성 손상은 경추의 연·골부조직에 미세한 손상을 입힐 수 있는데, 엑스레이(X-Ray),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진장비를 통해 확인되지 않기도 해 치료와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또 다른 부위로 손상이 퍼지거나 두통, 메스꺼움 등 다양한 질환으로도 악화할 수 있어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3급 운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다리 위치도 중요하다. 운전대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방지하기 위해 무릎이 운전대와 닿지 않도록 좌석 위치를 조절한 뒤,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무릎이 살짝 구부러지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일시적인 충격으로 인한 요통은 대부분 휴식과 찜질 등 자가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이 완화되지 않고 점차 심해진다면 손상 정도가 더욱 심할 수 있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인해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디스크가 손상되지는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큰 외상이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부상이 악화할 수 있다. 특히 충격으로 인해 근골격계에 손상이 가게 되면 혈액이 정체되는 증상인 ‘어혈(瘀血)’을 비롯한 ‘편타성 손상’도 발생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교통사고 환자의 빠른 일상 복귀를 위한 통합적 치료를 시행한다.
박 병원장은 “평소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며 안전운전 하는 것이 사고의 위험을 줄이는 왕도”라면서 “운전하다 보면 목, 허리 등 각종 근골격계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자세나 운전 습관에 문제는 없는지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