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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사이트 자금 40조원 관리·세탁해 4000억 챙긴 일당

입력 | 2023-09-07 11:53:00

일당 24명 중 3명 구속, 대포통장 판매 77명도 입건
수백 개 대포통장 계좌로 자금 입금 받은 뒤 돈세탁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거래되는 도박자금 40조원을 관리·세탁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4000억원 상당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7일 불법 도박사이트 자금관리 총책 A(20대)씨 등 일당 24명을 도박개장 및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검거, A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본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판매한 77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64개 도박사이트에 입금된 도박자금을 관리·세탁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포 계좌를 활용해 도박사이트에 계좌를 제공하고, 세탁을 원하는 도박 자금이 이 계좌를 통해 입금되면 A씨는 조직원들에게 자금 세탁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도박사이트에 공개한 계좌만 총 425개로 확인됐으며,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입금 계좌를 한 시간마다 수차례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 활용된 계좌의 약 80%는 비대면으로 쉽게 개통할 수 있는 모바일뱅크 계좌로 확인됐다.

이들이 관리한 모든 계좌에 입금된 도박자금은 총 40조원에 달했으며, 이 중 1%에 해당하는 4000억원 상당을 수수료로 챙겼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조직 구성원들은 대개 20대 초반이었으며, 총책 A씨를 중심으로 주변 인력들을 모으는 형식으로 조직을 구성했다.

이들은 전국 36개 지부에 계좌 모집책과 도박사이트 연락책, 지부 관리자 등을 두고 행동강령, 매뉴얼 등을 숙지하도록 했으며, 각 지부에 대포폰과 대포통장, 컴퓨터 등의 시설을 갖추고 1~2개월마다 사무실을 옮겨 다니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갑작스러운 거래 차단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전담하는 사고 처리반을 따로 구성했고, 별도의 계좌 모집 지부를 운영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해운대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여러 대의 고급 차를 몰고 다니는 등 사치스러운 삶을 일삼는다는 첩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 조직의 범죄수익 중 8억3000만원 상당에 대해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는 등 이들이 숨겨 놓은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해 몰수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아울러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한 도박행위자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은 “서민 생활에 피해를 주는 대포통장 유통과 자금세탁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며, 타인에게 통장을 제공하는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부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