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유족 "못 살겠으면 이혼하지 왜 죽였나" 호소
인천 잠진도에서 캠핑하던 아내를 바다에 빠뜨리고 돌을 던져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편이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 심리로 열린 7일 첫 재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0)씨 측은 “공소사실과 증거에 대해 모두 동의한다”고 밝혔다.
재판장이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맞냐”고 재차 질문하자 A씨는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판 기일을 한번 더 갖기로 했다.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 유족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같이 못 살 것 같으면 이혼하면 되지, 왜 죽였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3살짜리 자녀도 있는데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그러면 안 되지”라며 호소했다.
현재 A씨의 자녀는 피해자의 친모가 돌보고 있다. 유족은 “엄마는 죽어서 없고 아빠는 살인자인데 아이는 앞으로 어떡하냐”며 “남은 가족들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면서 울음을 삼켰다.
A씨는 2020년 B씨와 혼인했고, 같은해 B씨에게 외도 사실을 들켰다. 이후 B씨로부터 과도하게 감시받는다는 생각에 평소 B씨에게 강한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범행 당일 낚시여행을 위해 잠진도로 이동하던 중 B씨가 명품가방 여러개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생각에 수영을 못하는 B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A씨는 해경에 “차에 짐을 가지러 다녀왔더니 아내가 바다에 빠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해경은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과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분석을 통해 A씨가 아내 B씨를 살해한 정황을 확인했다.
해당 CCTV 영상에는 A씨가 해상에 빠진 B씨에게 돌을 여러 차례 던지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B씨 시신의 머리 부위에서는 돌에 맞은 흔적인 멍 자국과 혈흔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