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바이오파마 “편두통 치료 편의↑·부작용↓”
특허 독점권 오는 2041년까지 유효
미용시장 안착 이어 치료시장 진출 가시화
편두통 외 경부 근긴장이상·위마비 등 임상 진행 중
대웅제약 “특허 취득이 치료 적응증 허가에 긍정 영향”
톡신 치료시장 잠재력↑… “미용시장 경쟁 과열”
대웅제약 주름 개선 톡신 제품인 나보타가 미용시장을 넘어 치료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한다. 실제로 보툴리눔 톡신 치료시장은 미용시장보다 규모가 크다. 다양한 업체들이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미용시장보다 성장 잠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건강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안전성 검증을 위한 고도의 기술과 노하우가 요구되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높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개발 초기부터 미용과 치료시장 진입을 목표로 설정했다. 현재 치료용 나보타에 대한 다양한 임상을 진행 중이며 미용시장 안착에 이어 치료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7일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미국에서 편두통 치료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특허 획득은 대웅제약 미국 치료용 나보타 파트너업체 ‘이온바이오파마(AEON Biopharma)’가 주도했다.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ABP-450(나보타)’가 ‘편두통 치료용 신경독소 조성물(Neurotoxin Compositions for Use in Treating Headache)’로 특허를 받았다.
이온바이오파마는 기존 치료용 톡신 제제에 비해 투여 횟수를 줄이고 투여 위치를 변경해 사용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부작용까지 줄인 점을 인정받아 이번에 특허를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특허는 미국에서 오는 2041년까지 독점적 권리를 보호받게 된다.
대웅제약은 이번 나보타의 편두통 특허 획득으로 이온바이오파마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삽화성(간헐적) 편두통, 만성 편두통 치료를 위한 임상 2상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은 치료 적응증을 확보해 나보타가 글로벌 넘버원(No.1) 보툴리눔 톡신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인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에 따르면 작년 기준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8조30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3%에 해당하는 약 4조4000억 원이 톡신 치료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간헐적·만성 편두통, 경부 근긴장이상, 위마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등을 주요 치료 적응증으로 삼고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편두통(간헐적·만성) 관련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간헐적 편두통에 대한 임상 톱라인 결과를 연내 공개 예정이고 만성 편두통 결과는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부 근긴장이상에 대한 임상은 올해 2상을 종료하고 내년 3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위마비 적응증 관련 임상은 현재 2상 임상신청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PTSD 적응증은 전임상 연구단계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 치료 적응증과 관련된 독점적 사용법을 보호받는 이번 특허를 발판으로 보툴리눔 톡신 치료 시장 진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온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이 나보타의 글로벌 치료 사업을 위해 지난 2019년 파트너십을 체결한 미국 바이오기업이다. 보툴리눔 톡신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업체다. 최근 미국 증시 상장으로 투자금 1억2500만 달러(약 1670억 원)를 확보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나보타사업총괄 부사장은 “이번 특허 획득에 따라 나보타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보툴리눔 톡신 편두통 치료 적응증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이온바이오파마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나보타의 신속한 치료시장 진입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